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찰스 로드(33, 199.2cm)가 우여곡절 끝에 KBL로 돌아온다. KBL에서 8번째 시즌을 치르는 역대 2번째 외국선수가 됐다.
인천 전자랜드는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서 부산 KT와 공동 2위에 올라있다. 인천 연고 구단 역대 최초의 챔프전 진출을 위해 순항 중이라고 할 수 있는 행보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지난 27일 외국선수를 교체를 결정했다. 이례적인 상황에 따른 교체였다.
전자랜드는 팀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머피 할로웨이가 구단과의 면담을 통해 스스로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시즌 초반 발등부상을 입은 여파로 컨디션 유지가 어렵고, 이 때문에 전자랜드에 보탬이 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농구단에서 20년 넘게 일했는데, 이런 외국선수는 처음 봤다. 재활하며 시즌을 치러도 될 텐데, 스스로 쌓아온 커리어와 자존심이 걸렸던 것 같다. 더 이상 팀에 도움을 줄 수 없다며 눈물을 흘리니…”라며 할로웨이를 기타 사유로 교체하게 된 배경에 대해 전했다.
전자랜드의 선택을 받은 이는 로드였다. 로드는 과거 신장이 200.1cm로 측정됐던 외국선수지만, 2017-2018시즌 종료 후 다시 신장을 측정해 199.2cm라는 결과를 얻었다. 장신 외국선수 신장 제한(200cm)에 제약이 따르지 않는 수치다. 로드는 신장 측정 후 세리머니를 펼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로드는 KBL 역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외국선수다. 2010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0순위로 부산 KT에 지명돼 첫 걸음을 뗀 로드는 2017-2018시즌까지 단 한 시즌만 자리를 비웠다. 2012-2013시즌에 공백이 있었을 뿐, 안양 KGC인삼공사-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전주 KCC 등에서 꾸준히 경력을 쌓았다. 전자랜드(2013-2014시즌)에서 뛴 경험도 있다.
로드는 장단점이 명확한 외국선수다. 무릎수술을 받은 후에도 뛰어난 탄력을 유지, 속공에 적극적으로 가담할 수 있는 빅맨이다. 블록능력도 출중하다. 로드는 통산 561블록을 기록 중이며, 이는 김주성(은퇴·1,037블록)에 이어 전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00cm 신장 제한 내에서 택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다.
다만, 비시즌에 소속팀이 없었던 데다 몸 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최근 장신 외국선수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A팀 관계자는 “로드를 영입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살이 많이 쪘다고 들었다”라고 귀띔했다. 또한 경기 도중 벤치의 지시를 불이행하는 ‘삐딱선’도 종종 보여줬다. 로드가 KBL에서 뛰는 동안 반복해서 보여줬던 패턴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로드를 택한 것에 대해 “지난 시즌이 끝난 후 공식적으로 치른 경기가 없어 (몸 상태에 대한)불안함도 분명 있다. 팀에 합류한 후 끌어올려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KBL에서 뛰었던 외국선수인 만큼, 적응에 대한 우려는 없다. 신입 외국선수를 데려와 테스트하고, 호흡을 끌어올릴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도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만약 할로웨이가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시즌 내에 전자랜드로 컴백할 가능성도 있을까. 이에 대해 전자랜드 관계자는 “할로웨이도 재활에 돌입하면, 경기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즌 막바지에 몸 상태가 좋아진다 해도, 그때 경기감각이 좋은 쪽은 로드다. 현재로선 로드와 시즌을 끝까지 함께 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라고 전했다.
로드의 KBL 복귀전이 어느 경기가 될지는 미정이다. 전자랜드는 28일 안양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홈경기를 치르지만, 아직 비자발급 등 일련의 절차를 매듭짓지 못했다. 경기 시작 2시간 전(오후 5시 30분)까지 비자발급 및 KBL 선수등록을 마치면 뛸 수 있지만, 전자랜드 관계자는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시간문제일 뿐, 로드의 KBL 컴백은 확정이 됐다. 이로써 로드는 애런 헤인즈(SK)에 이어 KBL에서 8번째 시즌을 치르는 역대 2번째 외국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헤인즈는 2008-2009시즌을 시작으로 올 시즌까지 11시즌 연속 KBL에서 활약, ‘최장수 외국선수’ 기록을 새롭게 쓴 외국선수다.
로드 외에 KBL에서 7시즌을 치른 외국선수는 종종 있었다. 헤인즈가 등장하기 전까지 ‘최장수 외국선수’ 타이틀을 갖고 있던 조니 맥도웰을 비롯해 제스퍼 존슨, 아이라 클라크, 로드 벤슨, 테렌스 레더 등도 7시즌을 소화했던 외국선수다. 외국선수 신분으로 데뷔, 2018년초 특별귀화 절차를 밟은 라건아도 현대모비스로 컴백, 7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2016-2017시즌 도중 퇴출되는 등 순탄치만은 않은 커리어였지만, 로드는 KBL서 8번째 시즌을 맞이해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다만, 올 시즌 내에 외국선수 최다 출전 2위로 올라서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부문 1~2위는 헤인즈(476경기)와 벤슨(374경기)이다. 로드는 통산 345경기를 뛰었고, 올 시즌 잔여경기에 모두 출전하면 통산 기록은 373경기가 된다.
[찰스 로드. 사진 = 마이데일리DB,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