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림의 떡이라 유심히 보지 않았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5층 대강당에서 열린 2018-2019 WKBL 신인드래프서 1/21, 즉 4.8%의 확률을 뚫고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자 쾌재를 불렀다. 옆에 있던 전주원 코치, 정장훈 사무국장은 너무 놀라서 웃지도 못하고 괴성을 불렀다.
숭의여고 박지현. 작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FIBA 테네리페 여자농구월드컵서 성인대표팀 데뷔전을 가졌다. 이미 FIBA 연령별 아시아, 세계대회서 맹활약하며 초고교급 유망주로 각광 받았다. 이번 드래프트는 2016년 박지수 드래프트 때만큼 큰 기대를 모았다.
단순히 즉시전력감이라 볼 수 없다. 우리은행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이자, 박지수(KB)와 함께 한국여자농구를 먹여 살릴 선수로 평가 받는다. 183cm의 좋은 신장에 준수한 스피드, 안정적인 볼 핸들링과 돌파, 스틸과 리바운드 장악도 좋을 정도로 농구센스가 빼어나다. 슛이 약점으로 지적 되지만, 고교 시절을 거치며 많이 개선됐다는 평가. 수비에 대한 적극성도 있다.
위성우 감독은 "하드웨어가 좋은 선수다. 사실 유심히 안 봤다. 그림의 떡이니까. 우리 선수도 아닌데 자세히 볼 필요가 없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매년 우승을 하는 우리은행은 외인이든 신인이든 드래프트 1순위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런데 초특급 신예를 품에 안게 됐다.
위 감독은 "정말 좋은 선수다. 슛이 좋은 선수는 아닌데 고교 올라가서 많이 좋아졌다. 이호근 감독님이 잘 가르친 것 같다. 정말 좋은 선수가 되겠구나 싶었다. 평양 통일농구에서 유재학 감독님과 같이 봤는데, 고3이 친선대회라고 하지만 언니들 사이에서 슛을 저렇게 쏘는 것을 보고 놀랐다"라고 말했다.
박지현은 1~2번 가드다. 다만, 3~4번까지 커버할 정도로 재능이 넘친다. 위 감독은 "어떤 포지션 에서 어떻게 쓰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시간을 두고 결정하겠다.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다. 몸도 만들어야 한다. 시간을 두고 몸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위 감독은 "고교 에이스는 다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포인트가드는 아니다. 슈팅가드나 다방면, 4번까지 소화할 수 있다. 볼 다루는 능력은 있다. 잠재력은 가르치면서 뽑아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신중한 태도다. 몸 상태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 위 감독은 "뛸 수 있는 첫 경기가 16일 신한은행전인데, 판단이 서지 않는다. 몸 상태를 봐야 한다.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른다. 무리시키다 다칠 수도 있다. 몸을 체크해야 한다. 몸 상태를 보고 기용시기와 방법을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선수층이 얇은 우리은행은 박지현 영입으로 세대교체에 속도를 낸다. 위 감독은 "임영희가 40이다. 곧 은퇴할 선수다. 김정은도 한 살 더 먹었다. 6년간 우승하면서 그 자원 그대로 끌고 왔다. 이 선수가 들어와서 해소는 될 것 같다. 세대교체 할 시점이긴 하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위 감독은 "선수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 그러나 팀이 우선이다. 본인이 팀을 위해 희생하고 팀을 위하다 보면 박혜진, 김정은같은 선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선수를 특별하게 대우할 생각은 없다. 본인이 그만큼 노력해서 적응하면 자리는 만들어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박지현.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