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분명히 능력이 있는 선수다. 그러나 볼 캐치부터 다시 해야 한다."
KGC 김승기 감독은 최근 "분명히 능력이 있는 선수다. 2년 정도 보고 만들어가려고 했는데, 다음 비 시즌에 훈련을 제대로 하면 당장 다음시즌에 더 좋아질 것 같다. 프로 적응이 빨라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KGC가 전체 2순위 신인으로 선택한 변준형. 동국대 시절 대학 최고의 득점원으로 주목 받았다. 흉작으로 평가 받는 올 시즌 신인들 중 유일하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깔끔한 슛터치에 준수한 돌파, 괜찮은 패스센스를 지녔다. 스틸도 곧잘 해낸다. 박지훈, 박형철과 함께 핵심 로테이션 멤버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14경기서 평균 16분23초간 7.2점 1.1리바운드 1.7어시스트 1.3스틸.
김 감독은 변준형의 잠재력을 인정한다. 신인이 자신보다 운동능력이 좋고, 경험도 풍부하고, 외국선수들까지 버티는 프로 무대에서 데뷔하자마자 능력을 발휘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러나 변준형은 잘 적응하고 있다. 이것만으로 박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김승기 감독은 4일 오리온전을 앞두고 변준형의 미래를 냉정하게 내다봤다. 약점을 고치지 않으면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판단. 일단 슈팅능력을 두고 김 감독은 "지금 슛만 보면 배병준이 변준형보다 낫다"라고 판단했다. 좋지만, 특급 수준은 아니라는 뜻.
경기에 임하는 자세, 볼 간수 능력, 수비력에 두루 약점이 있다는 게 김 감독 지적이다. 한 마디로 기본기 교정이 필요하다는 뜻. 일단 김 감독은 "변준형은 잘 할 때는 잘 하는데, 경기를 쉽게 하려고만 한다. 무리하게 혼자 하는 플레이도 나온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하는 것보다 열심히 하는 것부터 배우라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선수가 항상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다. 자신의 장점이 실전서 표출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때 다방면으로 팀에 보탬이 되는 게 중요하다. '쉽게 하려고 한다'는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플레이, 힘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플레이만 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볼 캐치 능력과 수비력 보완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드라이브 인을 하는데 손만 앞으로 나간다. 공을 받을 때도 손부터 나간다. 손과 발이 같이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수비 자세를 직접 취하면서 다리 대신 손부터 나가는 걸 지적했다.
농구는 손으로 하지만, 발로도 한다. 발이 제대로 따라가지 않고 손만 뻗어 돌파하면 자세가 부자연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손과 발이 같이 움직여야 자세도 낮아진다. 김 감독은 "준형이는 공격할 때 자세가 높다. 다리가 같이 나가면서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이정현(KCC)을 봐라. 그 돌파를 못 막는 이유가 자세가 낮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정현은 낮은 자세에 의한 안정적인 볼 핸들링의 최고수다. 기본부터 완벽하다.
수비할 때도 손이 발보다 먼저 나가는 건 위험하다. 자칫하다 공격수의 실린더를 침범해 파울이 양산되기 때문. 실제 변준형의 경기를 보면 자세가 좋지 않아 하지 않아도 될 파울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프로에서 자신의 습관을 고치는 게 결코 쉽지 않다. 연차를 거듭할수록 기존의 행동이 굳어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박형철도 어쩌다 대충 대충 패스하는 습관이 있었다. 이제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준형이도 무조건 고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실 현 시점에서 변준형의 퍼포먼스를 평가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김 감독이 지적한대로 공수의 자세를 교정 및 보완하면서 체계적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을 볼 필요가 있다. 김 감독은 "분명히 능력 있는 선수다. 그러나 볼 캐치부터 다시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변준형.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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