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우승' KB 안덕수 감독 "박지수, 세계적인 선수가 될 것"

[마이데일리 = 용인 김진성 기자] "박지수는 세계적인 선수가 될 것이다."

KB가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25일 용인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챔피언결정 3차전서 완승했다. 시리즈 스코어 3-0. 플레이오프서 3경기를 소화한 삼성생명을 완벽하게 눌렀다. 안덕수 감독은 국내 지도자 세 시즌만에 우승 사령탑이 됐다.

안덕수 감독은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했다. 결과에 만족한다. 울고 싶은데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처음에 부임할 때, 박지수를 뽑기 전부터 '제가 감독이 가능할까'라는 시선을 받은 걸 안다. 박지수도 뽑았고, 이 선수들을 믿고 가면 언젠가 보답할 것이라고 믿었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입을 열었다.

3쿼터까지 접전을 펼치다 막판에 승부를 뒤집었다. 안 감독은 "4쿼터 초반 하킨스가 5반칙으로 퇴장한 것, 경기종료 2분6초전 심성영의 슛이 빗나간 뒤 쏜튼이 다시 잡고 골밑슛을 넣은 것이 기억 난다. 이길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박지수에 대해 안 감독은 "영리하다. 훈련을 열심히 했다. 그만한 신장의 선수가 포워드들보다 더 빨리 뛰려고 노력했다. 그 정도 신장을 가진 선수가 그렇게 빠르게 뛰는 게 쉽지 않다.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혼도 많이 냈다. 작년에 WNBA를 다녀왔고, 이제 세계적인 선수가 될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 한국농구의 붐을 일으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한, 안 감독은 박지수의 인성에 대해 "처음에는 철부지 같았는데, 주위 사람들로부터 충고를 받으면서, 인성이 더 좋아졌다. 오늘도 경기 막판 정미란을 투입할 때 본인이 먼저 나가겠다고 하더라. 그런 모습에서 좋은 부분을 봤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정미란을 우승 순간에 코트에 있게 하고 싶었다. 일본에서 코치 생활 9년을 하면서 우리은행 전주원 코치, 임영희, KB 정미란을 훌륭한 선수라고 봤다. 저런 멋있는 사람 중 한 명이 정미란이었다. 승부가 사실상 갈리고 1분 정도 남기고 심성영을 빼려고 했는데 지수가 먼저 사인을 주더라. 알아서 벤치로 걸어오더라"고 돌아봤다.

쏜튼에 대해 안 감독은 "2라운드까지는 본인이 해결하려는 기질이 강했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국내선수들과 차도 마시러 나갔고, 선수들끼리 잘 뭉치더라. 강아정이 쏜튼을 데리고 천안 시내에 나가 얘기를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삼성생명 김한별에 대해 안 감독은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슛에 대한 열정은 마지막 슛을 던질 때까지 골에 대한 집념은 코치, 감독 생활을 하면서 최고라고 생각한다. 너무 무서운 선수다. 강아정에게 힘들어도 잘 막아보라고 말했다. 그 정도로 대단했다"라고 밝혔다.

KB는 이번 챔프전을 앞두고 몇 가지 새로운 공수전술을 준비했다. 안 감독은 "베이스라인 더블팀, 반대 사이드의 점프 스위치 등을 준비했다. 그 부분을 새롭게 약속하고 나왔다. 공격에선 탑, 45도 지점에서의 2대2로 풀어갔다"라고 돌아봤다.

시즌 초반 3연패를 당할 때 힘들었다. 안 감독은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 코치들과 소주 한 잔을 마시면서 마음을 비우자고 했고, 3위로 올라가자는 말까지 했다. 그런데 이후 13연승을 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탔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 감독은 "진경석, 이영현 코치는 젊다. 내가 원하는 농구를 많이 도와주려고 했다. 의견도 많이 냈다. 코치로서 의견도 내지 못하는 건 안 된다고 봤다. 나나 코치들이나 모두 초짜였는데, 언제든 이렇게 하자는 의견제시를 해줬다. 두 코치가 있었기에 여기까지 왔다"라고 고마워했다.

다음시즌을 어떻게 준비할까. 안 감독은 "아웃사이드에서 1대1 능력, 즉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을 좀 더 키워야 한다. 외곽에서 풀어줄 수 있는 선수가 있으면 골밑의 박지수도 쉽게 풀어갈 수 있다. 박지수 의존도를 낮추는 게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안덕수 감독. 사진 = 용인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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