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자들이 감을 잡은 것일까.
키움 마무리투수 조상우는 개막과 함께 14경기 연속 평균자책점 '0'행진을 이어갔다. 당연히 블론세이브도 없었다. 그러나 7일 고척 LG전서 ⅔이닝 4피안타 1탈삼진 3실점하며 비자책, 무블론 행진이 끊겼다.
9일 고척 LG전서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챙기면서 데미지가 없는 듯했다. 15일 대전 한화전서 1⅔이닝 1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제라드 호잉에게 10회말 얻어맞은 끝내기 솔로포 한 방을 제외하면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그 한 방도 호잉이 155km 포심패스트볼을 잘 친 것이었다.
이상징후는 22일 고척 NC전부터 나타났다. 1⅓이닝 4피안타 2탈삼진 2실점. 세이브를 따냈지만, 9회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는 등 확실히 시즌 초반과 다른 모습이었다. 내용만 볼 때 올 시즌 가장 좋지 않았다.
그리고 26일 대구 삼성전. ⅔이닝 3피안타 1탈삼진 2실점으로 무너졌다. 시즌 세 번째 패전과 함께 두 번째 블론세이브. 물론 여전히 세이브 선두다. 평균자책점 3.48 역시 나쁘지 않다. 하지만, 최근 확실히 페이스가 좋지 않다.
구위 자체는 시즌 초반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현장의 평가다. 삼성전 당시 9회말 선두타자 이학주에게 2스트라이크를 잡을 때 포심패스트볼 154km가 찍혔고, 3구 파울 커트 당시 155km 포심을 뿌렸다.
조상우는 2일 인천 SK전서 제이미 로맥에게 포심패스트볼 157.2km를 찍었다. 지금도 여전히 150~155km사이의 포심을 구사한다. 패스트볼 위주에 슬라이더를 섞는 단순한 패턴. 예년에 비해 스트라이크 존에서 크게 벗어나는 공의 비중도 줄어들었다. 한 가운데로 들어와도 타자가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지금도 여전히 대응하지 못하는 타자가 많다.
그러나 몇몇 타자들이 최근 150km대 초반의 포심에 조금씩 적응하는 건 분명하다. 26일 끝내기안타를 날린 박한이는 초구 150km 포심을 노렸다. 최영진 역시 150km 포심을 좌중간 안타로 연결했다. 22일 NC전서도 김진형, 박민우, 김태진이 150~151km 포심을 안타로 만들었다.
두 팀 모두 조상우를 세 번째로 상대한 경기였다. 물론 개별 타자들이 세 번이나 맞붙은 건 아니었다. 그러나 타자들이 조금씩 반격하는 건 분명하다. 초구부터 포심만을 노리고 타격하는 타자도 보인다. 변화구 구사 빈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타자로선 현명한 대처.
장정석 감독은 올 시즌 조상우를 철저히 세이브 상황에만 활용한다. 등판간격이 길어져도 이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5월 들어 5일, 6일, 7일 간격으로 한 차례씩 나서는 등 전체적으로 등판 간격은 여유 있었다. 보통 불펜투수의 경우 등판간격이 3~4일이 넘어갈 경우 스코어에 관계없이 점검 차 마운드에 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장 감독은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철저히 아낀다.
타자들이 조상우의 빠른 볼에 감을 잡은 것일까. 아니면 일시적 페이스 저하일까. 3~4월 페이스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맞을 때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어쨌든 충분히 휴식하면서, 구위가 떨어진 징후가 보이지 않는 상황서 피안타, 실점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점검할 필요는 있다.
[조상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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