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경기 전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선수가 공을 갖고 들어오기로 팀 미팅에서 얘기했다."
키움이 12일 인천 SK전서 6-2로 승리, 이날 롯데에 패배한 두산을 3위로 끌어내리고 2위에 올랐다. 장정석 감독이 개인통산 200승을 달성한 경기이기도 했다. 그런데 경기 종료와 함께 재미 있는 모습이 나왔다.
보통 기념이 될만한 공, 특히 승리 관련 기념구는 승리를 장식하는 마지막 아웃카운트에 쓰인 공이 된다. 즉, 이날 장 감독의 200승 기념구는 9회말 2사 1루서 최정이 기록한 중견수 뜬공 타구였다.
임병욱이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그런데 임병욱은 뒤로 돌아 공을 관중석으로 던졌다. 그러자 좌익수 이정후가 재빨리 관중석으로 다가가 돌려달라는 시그널을 보냈다. 김성민-이지영 배터리가 황당해하는 얼굴이 중계방송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아무래도 임병욱이 순간적으로 장 감독의 200승을 잊은 듯하다.
다행히 임병욱이 펜스 주위의 팬에게 가볍게 토스하듯 공을 넘겨 이정후가 다시 받아올 수 있었다. 만약 임병욱이 공을 관중석 상단으로 멀리 던졌다면 꼼짝 없이 장 감독 200승 기념구는 사라질 뻔했다. 관중으로선 자신에게 날아온 공을 잡으면 그 공은 자신의 소유가 된다. 관중석 상단에서 공을 잡은 관중이 그라운드의 선수와 의사소통을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정후는 "경기 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공을 (덕아웃에)갖고 들어오기로 팀 미팅에서 얘기했다. 임병욱 형이 공을 관중석으로 던진 걸 보고 깜짝 놀랐다. 팬에게 양해를 구해 받아왔다"라고 말했다.
이날 이정후는 8회 결정적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쳤다. 그는 "상대도 우리도 에이스 투수가 나오기 때문에 투수전을 예상했다. 경기중반 이후 점수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투수가 바뀌었고 내가 들어갈 때 타격코치님이 자신 있게 타격에 임하라고 조언했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다. 초구 실투가 들어와 과감하게 타격했다. 요즘 타율이 좋은데 순위 경쟁 중이라 집중력 있는 경기를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정후(왼쪽)와 장정석 감독.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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