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위원장 "대표팀 감독 선임, 도덕적 검증 위해 더욱 노력"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대한축구협회의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대표팀 감독 선임에 있어 도덕적인 문제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김판곤 위원장은 10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최인철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자진 사퇴에 따른 브리핑을 진행했다. 최인철 감독은 지난달 여자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지만 지난 9일 축구협회는 최인철 감독의 자진사퇴 의사를 수락했다. 최인철 감독은 지도자 생활 중 여자축구 선수 폭행 의혹으로 인해 논란이 됐다.

김판곤 위원장은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결과가 축구팬 여러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사과드린다"며 "WK리그 감독들을 만난 결과 감독 선임에 있어 국내 지도자 중에 한국여자축구를 가장 잘 알고 봉사할 수 있고 역량이 뛰어난 감독이었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있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그런 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국내감독을 우선 순위로 염두했다. 우리가 설정한 기준이 높아 그 기준에 부합하는 국내 지도자 후보가 몇명되지 않았다. 대표팀 감독 선임 소위원회에서 외국인 감독까지 후보군 폭을 넓혔다"고 전했다. 또한 "최인철 감독이 준비한 인터뷰를 보면 영상과 함께 현재 국가대표를 평가하고 앞으로 미래에 만들려고 하는 목표치까지 잘 설정했다. 세계축구 트렌드가 어떤지도 가장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감독의 기술적인 역량에 있어 월등했다. 위원회에서도 감독의 강한 이미지가 약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인철 감독의 지도스타일에 대해 "주변 평판을 들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변 평판이 WK리그 감독을 만나는 과정에서도 어떤 분은 추천인을 물어본다면 한명을 지목해 최인철 감독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한분이 최인철 감독의 강성이미지로 인해 현대제철을 제외한 선수들이 대표팀에 오는 것이 편안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감독 인터뷰에서 그 부분을 물어봤다. 평판을 물어볼 때 현재제철 선수 4명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며 "대표팀 이동 과정에서 우연히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현대제철 선수에게 '너희 선생님은 어떠냐. 무섭지 않냐'는 이야기를 했고 '우리 선생님을 위해 주세요.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많이 배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인철 감독이 자기가 옛날에는 미숙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어떤 선수에게 파일로 머리를 친 적이 있었고 선수가 기분나빠해 잘못했다 싶어 선수에게 반성했다. 이후 이적하는데 도움을 줬고 FA가 됐을 때도 어려운 상황에 도움을 줬다. 이후 성숙해졌고 그 선수와도 좋은 관계가 됐다"고 말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데 있어 다른 감독들과 비교해 최인철 감독의 역량이 뛰어났다"며 "염려되는 부분이 있어 계약서에 폭언이나 폭행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장치를 했다. 최인철 감독이 처음에는 부인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힘들어 했다. 선임 과정에서 더 의심하고 파고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김판곤 위원장은 대표팀 감독 선임에 있어 도덕적인 검증에 대해선 "쉬운 문제는 아니었다. 올림픽 감독을 선임할 때도 감독 후보들이 하나씩은 루머가 있었다. 그런 것들이 실제로 상벌위원회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 그것을 가지고 경찰에 가서 조회하기도 어렵다. 범죄사실을 조회하는 것도 불법이다. 주변에 한번 물어보는 정도"라며 "그런 부분도 어떻게 해소할지 많이 고민하겠다. 제안을 해주시면 많이 보완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프로세스도 쉬운 과정이 아니다. 감독님들도 힘들어하시고 인터뷰도 힘들어 한다. 자신의 자료도 정리해야 한다"며 "외국 지도자들은 인터뷰를 할 때 '나의 커리어를 보면 알지 않냐'며 오히려 반문하기도 한다. 더 어려운 것은 철학까지 맞춰야 한다. 거기에 에너지를 많이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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