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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유재석 씨는 볼 때마다 스태프들을 놀라게 하는 진행자예요."
케이블채널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온더블럭'(이하 '유퀴즈')의 메인 연출자인 김민석 PD를 만났다.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느껴진, '유퀴즈를 만든 사람은 성격도 정말 착할 것'이라는 막연한 느낌은 100% 적중했다. 김민석 PD는 '사람 좋은 인상'을 가진 것 뿐만 아니라 말 하나하나에 출연자 유재석, 조세호와 스태프들, 방송에 출연한 시민 한 명 한 명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이야기들을 펼쳐놓았다.
최근 '유퀴즈'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19위에 안착했다. 이 순위는 국내에서 방영되는 예능, 드라마, 시사, 다큐 등을 막론하고 수많은 콘텐츠들 간의 경쟁 속에서 순위가 드러나는 20위 안에 들었다는 것. 앞서 방송에서도 유재석과 조세호는 해당 내용을 전해듣고 기뻐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유재석은 MBC '무한도전', SBS '런닝맨' 등으로 꾸준히 상위권을 느껴봤을 테지만, 첫 tvN 입성 도전이라는 점과 일반인 출연자들을 상대로 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19위는 그리 낮은 순위가 아니다.
"아, 정말 뿌듯했죠. 저도 항상 챙겨서 보던 차트였어요. 요즘처럼 프로그램 컨텐츠가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프로그램을 하면서 제 개인이 목표도 있지만 출연자에게 이 프로그램이 어떤 의미인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특히 유재석 씨가 그동안 해왔던 프로그램을 보면서 저도 자랐고, 저도 연출자로서 현재 진행형인데 이 프로그램이 유재석 씨가 갖고 있는 아이덴티티의 장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19위든 숫자의 반응보다는 너무 즐거운 표정들이 보인다는 반응이 있어서 좋았어요."
'유퀴즈'는 마치 '6시 내고향'을 보는 듯한 동네 방방곡곡 어르신들의 따뜻한 이야기들과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져나오는 케미스트리, 웃음 포인트들이 눈길을 끈다. 또, 초등학생들의 엉뚱하지만 간단명료한 이야기부터 현재를 살아가는 2030 젊은 세대들의 고민들과 미래, 꿈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사람 냄새나는 프로그램으로 많은 '자기님'(시청자들을 부르는 애칭)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KBS에 있을 때 '1박2일' 조연출, '용띠클럽' 연출을 맡았고, 입봉하고 (CJ ENM에 와서) 이번이 두 번째 연출이니까 경험치가 부족한 편이에요. 지금부터 쌓아나가야 하는 상황인데,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세분화돼서 이미 다들 연차 높고 경험많은 PD들이 자기만의 분야들이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대세와 주류를 이뤘던 관찰 예능들도 사실 제가 뛰어들었다가 서툴게 . 그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선배들이 많이 계시고요.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다른 것을 해봐야겠다는 마음보다는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김민석 PD는 '1박2일' 조연출 시절 느낀 일반인 출연자들과의 날 것의 소통에 매력을 느꼈다. 이어 '퀴즈'라는 굵직한 콘셉트를 중심으로 국민MC인 유재석과 조세호가 프로그램에 합류하면서 시작하게 됐다.
"힘이 실릴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는 유재석 씨였어요. 지나가다 마주치는 사람들, 저기 서있는 저 사람이 어디서 왔고 뭐 하는지를 궁금해하셨어요.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하는 것들이 있었고 그게 유재석 씨가 잘 하는 분야여서 잘 맞아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유퀴즈'가 의외의 재미를 주는 것은 '큰 자기' 유재석과 '아기 자기' 조세호의 케미스트리도 있지만 일반인 출연자들의 각양각색 살아온 환경들에서 묻어나는 이야기들과 그 속에서 마음을 울리는 여러 가지 사연들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하다보니 연출자로서는 모험일 수도 있었다.
"진짜 모험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출연자를 믿고 가야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유재석씨가 그동안 짧게 짧게 보여줘왔던 상황들이 있잖아요. 돌발 상황들이 펼쳐지는 것들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기대는 있었지만 모험이긴 했어요. 많은 부분을 열어놓고 간다는 자체가 불안한 지점이었어요. 대본이 있거나 섭외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나 붙잡고 말하는 거니까. 시즌2에는 그래서 퀴즈의 비중이 높아졌어요. 퀴즈라는 콘텐츠 자체도 오래됐지만 여전히 소구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고 길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 명분이 필요하잖아요. 그걸 퀴즈로 했던 것 같아요. 가면 갈수록 출연자들이 서로 잘 해주셔서, 유재석 조세호 씨는 '시민들을 만나서 어떻게 그렇게 멋있게 할 수 있지?' 싶어서 그게 너무 신기했어요. MC들의 강점과 리얼함이 담기는 것 같아요."
김민석 PD는 현장에서 지켜본, 젊은 층과 어르신 연령대의 각기 다른 반응들을 언급했다. 어르신들의 특징은 카메라를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이야기를 한다는 점. 실제로 방송에서는 카메라와 상관없이 앞을 지나가는 어르신들부터, 촬영 중 카메라 밖에 있는 지인과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하는 등 예상치 못한 전개를 보여준다. 김 PD가 꼽은 젊은 층의 자연스러움은 '미디어에 익숙한 세대'라는 것. 1인 방송까지 나오고 있는 소통의 시대에서 젊은 층은 카메라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고 의연하게 말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고 전했다.
"먹방도 많은 '자기님'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점심식사 하면서 MC 분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면 제작진들만 자기님 반응을 보는게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출연자들도 자기님 반응을 살피고 있고 촬영 매주 방송들이 바로바로 반영을 시키시더라고요. 먹방 댓글에 별다른 맛 표현이 없고 먹기만 해달라는 댓글이 있었는데 다음 녹화에서 그렇게 해주셨어요.(웃음) 유재석 씨는 사실 혼자서도 많이 공부하고 살피는 것 같아요. 매일 아침 종이신문을 읽고 경제나 금융 쪽, 여러 가지 상식을 알고 계시고 신조어나 젊은 세대도 본인이 휴대폰으로 하시면서 보는 편이시더라고요."
[사진 = CJ ENM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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