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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가수 노지훈이 트로트 가수로 새롭게 태어났다.
'위대한 탄생 출신', '축구 골키퍼 출신'이란 말들이 그간 그를 수식했으나, 이제 노지훈은 그 어떤 출신도 아닌 지금 이 순간 '트로트 가수'란 수식을 당당히 얻고자 새 여정을 막 시작한 참이다. 아이돌 가수의 길을 내려놓고, 두렵고 낯선 제2의 길로 떠난 그의 용기야말로 위대하다.
"저도 몰랐던 저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한 기분이에요." 노지훈이 환하게 웃는다.
오랜 기간 슬럼프를 겪었다는 노지훈이다. "무대에 서고 싶어서"란 이유로 가수가 되었으나, MBC '위대한 탄생' 이후 대형 기획사에 들어간 뒤에도, 정작 가수로서 '무대'의 기회는 노지훈에게 잦지 않았다. 그 탓에 그의 마음은 위축되고 말았다.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회의감이 들고 '가수를 해도 되는 건가.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1년 넘게 이어졌어요. 인생을 되돌아 봤을 때, 10년을 축구를 하고, 그 이후 10년을 음악을 하면서 경쟁할 줄만 알았지, 제대로 쉬는 방법도 모른 채 달려왔던 것 같았어요. 쉬면 불안하고 죄책감이 들 정도였고요. 그래서 슬럼프 때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걸 깨달았어요. '아, 내가 쉬더라도 이 세상은 흘러가는구나'하고요."
그리고 그 즈음 현 소속사 대표로부터 트로트 가수 제의를 받았다. 수 차례 거절했지만 설득은 6개월간 이어졌다. 아마 그때 노지훈이 겪은 슬럼프가 아니었다면 트로트 가수로의 전향은 없었을 것이다. '쉬어도 되고, 멈춰도 된다'는 걸 깨달은 덕에 노지훈은 지금까지 걸어온 아이돌 가수의 길을 멈추고, 결국 트로트 가수라는 새로운 길로 발을 옮길 수 있었다.
"트로트 가수 선배님들의 노래를 부르면서 트로트만의 깊은 감정선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런 감정을 '나도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것도 처음 알았고요."
트로트 데뷔곡 '손가락 하트'를 내며 오래도록 갈망하던 무대의 기회도 더 많아졌다. 아이돌 가수로 무대에 설 때와 전혀 다른 관객들의 체온도 느꼈다. 눈앞에서 함께 손잡고 노래하고 춤추면서 직접 온몸으로 체감했다. "절 보며 웃고 박수 쳐 주실 때, 제게 사랑한다고 해주실 때, 굉장히 큰 에너지를 얻었다"던 노지훈이다.
도전의 다음 단계도 트로트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준비 중인 '미스터트롯' 오디션을 보고 응답을 기다리는 중이다. 주변에서도 출연 권유를 받았다는 노지훈은 "'미스터트롯'도 간절히 원하는 무대"라며 "오디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설레는 표정이었다.
"데뷔 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요? 바로 지금이요. 그동안 너무 각박하고 치열하게만 살아왔나 봐요. 이젠 천천히 가더라도 주변을 보면서 가려고요. 트로트 가수로서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리고 저를 보고 많은 분들이 힘을 얻으실 수 있는 그런 가수,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진 = 빅대디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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