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전도연과 정우성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연기 내공이 폭발하는 '지독한 케미'를 발산, 2월 극장가 접수를 예고했다.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선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하 '지푸라기')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김용훈 감독과 주연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신현빈, 정가람 등이 참석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일본 작가 소네 케이스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며, '악의 연대기' '범죄도시' '악인전' 등 독보적인 색깔의 장르물을 선보여온 비에이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다.
영화는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아 해외 유수 영화제의 잇따른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열린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다음달 개최되는 제34회 스위스 프리부르 국제영화제의 장편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먼저 김용훈 감독은 해외 영화제 수상 쾌거에 대해 "너무 감사드리는 상황이다. 많은 해외 관객분들에게 이 영화를 소개할 수 있는 것만으로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해외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했는데, 많이 좋아해주고 흥미롭게 봐주시는 부분을 보면서 좋았다. 앞으로도 더 많이 (영화제에) 가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원작과의 차별점에 대해 "소설에만 허용되는 복잡한 구조를 바꾸려 했다"라며 "좀 더 평범한 사람들이 벌이는 범죄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직업적인 부분도 평범하게 설정했고, 엔딩 부분도 바꿨다"라고 짚었다.
더불어 김용훈 감독은 "부디 이 상황이 호전됐으면 바라고, 영화가 좋은 평가 받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전도연은 연희 캐릭터를 맡아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한 변신을 시도했다. 연희는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인물. 전도연은 범죄를 앞두고 담담하고 순수한 얼굴부터 눈빛 하나로 상대를 제압하는 카리스마까지 입체적인 역할을 한계 없는 스펙트럼으로 완벽히 소화했다.
그는 "자극적인 장면에 대해선 걱정보다 감독님의 연출을 믿었다. 촬영 전부터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었기에 현장에서 어렵고 힘든 건 없었다. 감독님을 믿고 그 이야기를 어떻게 구현해낼까에 관해서만 집중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전도연은 정우성과 첫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이야기했다. 그는 "영화를 보고 난 뒤 느낌은 만족스러운 호흡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첫 신부터 정우성과 오래된 연인 관계를 설명해야 하는 신이었기에, 현장에선 많이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아무것도 아닌 걸 표현하는 게 어렵더라"라고 얘기했다.
전도연은 "막상 적응하고 나니 촬영이 끝나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번 기회가 된다면 정우성과 좋은 작품으로 다시 만나고 싶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정우성은 극 중 태영 역할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태영은 사라진 옛 애인이 남긴 빚 때문에 마지막 한탕을 준비하는 캐릭터다.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위트 있게 표현했다.
정우성은 전도연과의 첫 만남에 대해 "늘 기다렸던 동료와의 작업이었다. 동료로서 촬영에 임하는 자세를 직접 확인하고 같이 공감하는 값진 시간이었다. 다른 작품으로 언제든지 만나고 싶은 좋은 동료다"라고 전했다.
배성우는 가장 중만으로 분해 인간미 넘치는 '공감형 짠내' 캐릭터를 만들었다. 사업 실패 후 야간 사우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인물. 생활고에 시달리는 팍팍한 삶 속에서 거액이 담긴 돈 가방을 발견하고 흔들리는 가장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 영화 속 긴장감과 호기심을 배가시킨다. 상황에 순응하지 않고 위험한 선택 앞에서 점점 적극적으로 변해간다.
배성우는 "건강은 365일 소중하다. 조심하시길 바란다"라며 "그러나 또 극장에 와주셔서 즐겁게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윤여정은 이번 작품에서 중만(배성우)의 어머니 순자 역할을 맡았다. 순자는 외면하고 싶은 현실 속에서 기억을 놓아버렸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원하는 것을 지키려는 인물.
윤여정은 김용훈 감독의 데뷔작을 함께한 소감에 대해 솔직하게 터놓으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그는 "나는 신인 감독님을 싫어해서 걱정이 됐다. 내가 너무 늙어서 기운이 없는데, 신인 감독님들은 원하는 게 확실해서 나를 너무 죽이려 하니까 그게 너무 무서워서 싫어했었다"라고 말해 폭소를 유발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김용훈 감독님은 너무 착해서 걱정이 되더라. 저렇게 착하면 안 되는데 싶은 걱정도 들었다"라며 "또 너무 심각하게 찍으시니까, (전)도연이와 '우리가 좀 릴랙스 하면 안 되겠냐'라고 분위기를 조절하려 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신현빈은 주식투자 실패라는 한순간의 실수로 가정이 무너지고 불행의 늪에 빠져버린 주부 미란 캐릭터를 연기한다. 위험한 기회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미란의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그는 "시나리오가 강렬하게 다가왔다"면서 "모든 배우가 캐스팅이 된 이후 제가 마지막으로 합류했는데, 이 라인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게 부담도 되고 떨리기도 했다. 즐겁게 작업했다"라고 얘기했다.
정가람은 가지고 싶은 것을 위해 맹목적으로 달려드는 불법 체류자 진태 캐릭터를 맡아 불안하면서도 날카로운 캐릭터를 그려냈다. 체중 감량부터 머리카락 탈색, 사투리 연기까지 파격 변신으로 시선을 모았다.
그는 사투리 연기에 대해 "연변에서 오신 선생님한테 3개월 동안 배웠다"라고 노력을 전했다. 이어 역할에 대해 "진태는 강렬하고 세지만, 순수하다고 봤다. 이끌리는 대로 행동한다고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오는 12일 개봉한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