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PD수첩', 인터뷰 조작논란 사과…"20대女 A씨, 소형아파트 계약 인지"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PD수첩'이 무주택자의 설움을 다루면서, 9억 원대 아파트 소유 20대 여성을 마치 무주택자인 것처럼 편집해 내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결국 사과했다.

MBC는 12일 밤 시사교양본부 명의로 언론에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시청자 여러분께 혼란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PD수첩' 인터뷰 조작 논란을 사과했다.

앞서 11일 'PD수첩'은 '2020 집값에 대하여' 편을 통해 집값 상승 등 부동산 문제를 다뤘다. 이때 'PD수첩'은 서울 용산구 전세 세입자라며 20대 여성 A씨의 인터뷰를 내보냈는데, 방송에서 명확히 A씨를 '무주택자'라고 가리키지는 않았으나 A씨의 인터뷰 등 전체적인 흐름에서 A씨가 마치 '무주택자'인 것처럼 비쳐졌다.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A씨가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 제가 이 집 살면서, 정말 샀으면 차라리, 이것도 한 1억 2천만 원이 올랐을 텐데"라며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영혼까지 끌어모으고 저희 가진 돈 해서 샀으면 무리해서 샀을텐데" 등의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A씨는 "'현타' 온다. 박탈감"이라며 "안 샀을 때 무주택자 리스크가 훨씬 클 것 같다. 다들 월급으로는 이자 내고 빚 져서 집으로 재테크 한다고 한다. 애 낳으면 '몸테크' 하기가 힘들지 않나. 빌라 같은 데 들어가거나 월세 살기는 무섭고 하니까 자기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 집을 사야된다 그러더라" 등의 발언도 했다.

특히 제작진은 내레이션을 통해 A씨에 대해 "결혼 당시에 샀으면 지금보다 1억 원이 쌌을 텐데 지금에야 뼈 아픈 후회다", "더 늦기 전에 아파트를 사야겠다고 다짐한다", "주말엔 짬을 내서 남편과 아파트를 보러다니고 비교 분석해 본다" "경제 신문이나 책을 보며 투자 감각도 키운다" 등의 내용을 덧붙여 A씨가 '무주택자'인 것처럼 느껴지게 편집했다.

하지만 방송이 나간 후 온라인상에선 A씨가 실제로는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있는 9억 원대 아파트 소유자라는 의혹이 확산됐다.

한 단체 채팅방 메시지가 근거였는데, 이를 두고 여러 네티즌들은 A씨의 아파트 소유 의혹과 더불어 'PD수첩'이 인터뷰를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게 된 것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PD수첩' 유튜브 채널 다시 보기에선 A씨의 인터뷰 부분이 삭제됐고, 그러다 결국 12일 밤 10시 30분께 MBC가 공식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MBC 시사교양본부는 "'2020 집값에 대하여' 편에서 전세 세입자로 거주하고 있는 20대 여성 A씨와의 인터뷰를 방송했다"며 "방송 인터뷰에서 A씨는 급격하게 오른 아파트 값으로 인해 겪는 압박감을 토로했다. 이는 A씨만의 문제가 아니라, 젊은 세대 대부분이 느끼는 공통된 고민이었다"는 것.

다만 'PD수첩' 제작진이 "취재 중에 A씨가 인터뷰 하루 전, 소형 아파트 매수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지불했다는 점을 인지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MBC 시사교양본부는 "A씨는 선금만 지불했을 뿐 등기가 이전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해당 아파트가 노출될 경우 계약이 파기되거나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여, 계약 사실을 언급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MBC 시사교양본부는 "결과적으로 계약 체결 사실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시청자 여러분께 혼란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어렵게 인터뷰를 해주신 A씨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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