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가 코로나19로 경직된 극장가를 녹일 수 있을까.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감독 김정권) 언론시사회가 열려 김정권 감독, 배우 김소은, 성훈, 김소혜, 이판도 등이 참석했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기묘한 책을 만난 후, 마법처럼 뒤바뀌기 시작한 ‘너무 다른' 두 청춘남녀의 특별한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로. '동감'(2000), '바보'(2008) 등을 연출했던 김정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앞서 제작사의 기획 방향과 다른 작품의 고려를 이유로 처음엔 섭외를 고사했던 김정권 감독은 극중 소정(김소은)이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모시고 청년 가장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스토리텔링하며 영화 제작에 힘을 보탰다.
김정권 감독은 "'동감'으로 데뷔를 하고 나서 일생을 영화 생각만 하고 달려왔다. 또 상업영화 감독으로서 흥행이라는 걸 무시할 수 없는 현실 때문에 뒤돌아보니 많이 지쳐있더라. 그러다 중국에 가서 드라마를 했다. 그런 시간들을 통해 초심을 잡으려는 생각을 가졌다. 하지만 제가 너무 그동안 상업적인 틀에 갇혀있었던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처럼 일상의 소중함을 어깨에 힘을 빼고 연출하고 싶었다. 한 편의 수필집 같은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했다"고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 '결혼 못하는 남자', '바람불어 좋은 날', '마의', '그남자 오수' 등으로 브라운관에서 시청자들과 주로 만났던 김소은은 외유내강형 카페 알바생 소정 역할을 맡아 스크린 연기에 도저했다. 소정은 치매를 앓고 있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현실 캐릭터. 자신이 개발한 디저트를 카페 매뉴로 올리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지만 팍팍한 삶으로 인해 번번이 실패하는 인물이다.
김소은은 "소극적이지만 사랑스러운 카페 아르바이트생 소정 역을 맡았다"며 "예전에 찍은 영화라 기억이 가물가물했는데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 때 생각하며 울컥했던 장면도 있어 재미있게 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수줍어하고 내색을 잘 못 하는 게 저랑 많이 닮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에는 고(故)전미선이 김소은의 엄마로 출연해 그리움과 반가움을 함께 안긴다. 김소은은 모녀 호흡을 묻자 "현장에서는 굉장히 호흡이 잘 맞았다. 저도 딸로서 감정 몰입을 잘 했다. 연기를 수월하게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도 엄마의 발을 닦아주는 장면이다"며 "선생님께서 그렇게 떠나신 뒤에 마음이 안 좋았다. 영화를 보면서도 굉장히 마음이 슬펐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정권 감독 역시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영화 '바보'에서 차태현 어머니 역할을 선배님이 해주셨었다. 몇 년 만에 개봉하는 영화이지만 기뻐하실 것 같다"고 전해 뭉클함을 더했다.
한편,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로 유쾌한 이미지를 구축했던 성훈은 냉철하고 차가운, 카페 마스터 승재로 분해 연기 변신을 꾀했다. 사사건건 소정에게 시비를 걸고 윽박을 지르지만 사실은 소정을 누구보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 남자다.
성훈은 "성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갑질하는 카페 사장을 연기했다"며 "이게 잘못하면 커뮤니티에 올라갈 만한 갑질들도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래도 저희 장르가 로맨스다 보니까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다"며 "고생하면서 찍었던 기억이 나고 보면서 다시 자기 평가도 하게 됐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김정권 감독과의 친분으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는 그는 "사실 시나리오에선 캐릭터가 터프하게 표현이 되지는 않았는데, 연기를 하다 보니 이런 캐릭터가 나왔다. 어떻게 보면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연기 폭이 그거밖에 안 되는 것 같았다. 당시에는 재밌는 캐릭터를 표현해보고자 그렇게 했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안나 역의 김소혜는 "저는 소정이를 긴장시키는 커리어 강하고 매력적인 안나 캐릭터를 맡았다. 겉과는 달리 속이 따뜻한 인물이다. 저도 하면서 애정이 갔다. 중간에 끼어들어서 방해할 것 같지만 진심을 알 수 있는 인물이었다"며 "상대방의 진심을 알아봐줄 수 있는 캐릭터라 보다 더 사랑스러웠던 것 같다"고 안나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은 극장가를 녹일 유일한 한국 영화로 관객들의 기대가 남다르다. 이에 성훈은 "저희 영화는 그렇게 심각하고 무거운 영화가 아니다. 따뜻하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힘들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사람이 숨은 쉬고 살아야하지 않겠나. 장갑과 마스크를 철저하게 쓰시면 코로나19와 같은 부분은 잘 피해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 시국에 너무 무겁지 않고 가볍게 감동과 웃음을 드릴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오는 25일 개봉.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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