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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가수 정승환이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발생한 'n번방 사건'에 분노를 터뜨렸다.
정승환은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n번방 사건' 운영자 및 참여자 신상 공개, 처벌과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 인증샷을 게재하며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장문의 글로 복잡한 심경도 털어놨다. 정승환은 "갑갑하다. 솔직히 처음에는 고작? 고작 신상 공개 하나로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모으는 것인가? 또 정말 그것으로 이 무수한 분노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것일까? 의아했다. 그럴 리 없다. 분노야 그렇다 쳐도 피해자들이 받은 상처는 대체 무엇으로 치유할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리가 없다. 그래서 더 참담하고 허탈하다. 그러니 '하다못해 신상 공개라도 해라'가 됐던 걸까"라고 전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신상을, 그 기본적인 인권을 유린당하는 것을 시작으로, 시작에 불과한 그것으로, 이후에 더 말도 안 되는 이유들로 오랜 시간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했는데. 그 시간들을 고작 저들의 신상 하나 까는 것으로 백억분의 일만큼도 위로할 수 없겠지만 그래, 그거라도 해야지. 그 마저도 안 하면 정말 아무것도 안 하는 거니까. 최소한의 최소한이라도 해야지"라고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 정승환은 "부끄럽다. 저들과 같은 남자인 것에. 인간인 것에. 무섭다. 세상 물정 모른다는 핑계로 무관심했던, 지나쳤던, 잊었던, 그로써 이 소름 끼치는 사회악에 눈곱만큼이라도 일조했을지 모를 지금까지의 내가. 함께 분노하다 보니 문득 모든 분노는 동시에 자신을 향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력감, 죄책감, 무책임한 위선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 내지 거부감 등. 나에 대한 분노와 동시에, 분노함으로써 마치 나는 퍽 괜찮은 혹은 저 정도의 악인은 아님을 확인받는 듯한 위안을 얻는 아이러니. 슬프다. 그게 다 진심이라서. 그런 나에게 끝까지 염치없이 바라기로 해본다. '좋은 사람'은 못 돼도 '사람'으로 남아 달라고"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 최소한을 알고 지키려 애써 달라고. 그러나 이 개인적인 넋두리와는 별개로 저들의 신상 공개는 물론 모조리 처벌받기를 더 간절히 바란다. 법이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꼭. 그리고 이 형편없는 넋두리로나마 분노에 동참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작은 보탬이라도 될 수 있다면. 하고 끝가지 염치없이, 쓴다. 피해자들께는 무책임한 위로를. 가해자들에게는 책임지고 엿을"이라고 진심을 덧붙이며 처벌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다만 정승환의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한편, 'n번방 사건'은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성착취 동영상을 제작, 유포한 대규모 성범죄 사건으로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어 국민적인 공분을 안기고 있다. 성착취에 가담한 이들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거셌던 가운데, 'n번방' 운영자 중 하나인 '박사'의 신상은 23일 SBS '8뉴스'를 통해 25세 조주빈 씨임이 밝혀졌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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