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영건들의 활약이 시즌 초반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이민호(LG)와 원태인(삼성)은 2차례 맞대결에서 연달아 명품 투수전을 연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20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이민호는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서 주목받고 있는 신인 가운데 1명이다. 2차례 불펜 등판서 가능성을 보여준 이민호는 지난달 2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⅓이닝 1피안타 4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 데뷔 첫 선발 등판을 승리투수로 장식했다.
당시 이민호와 맞붙은 2년차 원태인 역시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2실점(2자책)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이 침묵해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2번째 맞대결에서 웃은 쪽은 원태인이었다. 원태인은 2일 LG를 상대로 7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 3승째를 챙겼다.
비록 2번째 맞대결서 밀렸지만, 이민호 역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1회초 위기를 딛고 7이닝 5피안타 3사사구 7탈삼진 2실점(2자책),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한 것. 맞대결이 많은 관심을 받자, 원태인은 “(이)민호와 그만 맞붙고 싶다”라는 농을 던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민호의 반응은 어떨까. “던질 때 상대투수가 누군지는 신경 안 쓴다”라고 운을 뗀 이민호는 “1승 1패씩 했으니까 한 번 더 해봐야 답이 나올 것 같기도 하다”라며 웃었다. 동기 소형준(KT)의 활약도 자극제가 될까. 이민호는 이에 대해 “아예 신경을 안 쓰는 것은 아니지만, 크게 신경 쓰지도 않는다. (동기가)다 잘하면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은 당초 이민호를 10일 간격으로 선발 투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번째 선발 등판에서도 잠재력을 보여줬고, 보다 많은 경험치를 쌓을 수 있도록 5일 로테이션으로 조정했다. “10일 로테이션은 아깝다”라는 코멘트도 곁들였다. 그만큼 이민호가 가진 구위를 높게 평가했다고 볼 수 있다.
이민호는 5일 로테이션에 대해 “어제 코치님께 들었고, 언젠가는 그렇게 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앞으로 준비하면서 잘 배워야 할 것 같다. 처음에는 열흘이 별로 길지 않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길더라. 한편으로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 좋은 부분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민호는 이어 선발 등판한 2경기에 대해 “첫 등판은 멋도 모르고 막 던진 것 같다. 두 번째 등판은 1회가 안 좋았다. 그때 머리를 써서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은 요령이 생긴 것 같다. 1회는 그냥 내가 못 던진 것이다. 가운데로 몰려서 맞은 게 많았다”라고 전했다.
바로 잡아야 할 부분도 있었다. 주무기로 사용한 구종은 슬라이더였지만, 차명석 LG 단장은 언론을 통해 커터라고 언급한 것. “커터 던지는 방법도 모른다. 바로 단장님께 말씀드렸다”라며 웃은 이민호는 “원래 고교 때부터 던진 슬라이더의 구속이 올라가서 언론에서도 그렇게 보시는 것 같다. 구속에 차이를 두고 두 가지 슬라이더를 던진다”라고 덧붙였다.
이민호는 또한 “체인지업은 연습이 필요하다. 급하게 할 생각은 없다. 다만, 이외에 갖고 있는 구종은 최대한 던지려고 한다. 고교 때부터 ‘프로에서는 직구만 던지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해왔다. 아직 제구가 부족하더라도 타자에게 ‘이 구종도 있다’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매 시즌 100경기 이상 소화해왔던 포수인 만큼, (유)강남이 형 사인대로 자신 있게 던지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이민호.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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