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이후광 기자] 연고가 전혀 없는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지만 어색함은 없다. 팀과 윌리엄스 감독의 자신을 향한 기대 역시 알고 있다.
트레이드로 타이거즈맨이 된 류지혁이 지난 9일 수원 KT전에 앞서 첫 공식 훈련에 참여했다. 3루 수비 및 타격 훈련을 소화하며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고, 홍건희의 등번호였던 51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촬영 및 인터뷰도 진행했다. 두산에서의 마지막 경기였던 7일 잠실 KIA전 사구 여파로 1군 등록은 불발됐지만 벤치에 앉아 팀의 짜릿한 3-2 한 점차 승리를 지켜봤다. 윌리엄스 감독에 따르면 류지혁은 10일 1군에 등록될 예정이다.
▲다시 만난 변시원-이우성…임기영은 머쓱한 사과
류지혁은 청원초-선린중-충암고를 나와 2012년 두산 지명을 받았다. 이번 트레이드로 정든 서울을 떠나 처음으로 다른 도시에서 야구를 하게 된 것. 그래도 KIA에는 친분이 있는 선수가 제법 있다. 먼저 두산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외야수 이우성이 합류를 기뻐했다. 이우성도 2013년 두산에 입단해 NC를 거쳐 지난해 7월 이명기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었다. 류지혁은 “이우성과 원정 숙소 룸메이트가 됐다. 워낙 친한 선수다”라고 말했다.
충암고 동기이자 역시 두산에서 함께 했던 변시원과도 다시 한 팀이 됐다. 두산 시절 그의 이름은 변진수. 변시원은 2012년 2라운드, 류지혁은 4라운드로 지명됐다. 변시원은 지난달 16일 1군에서 말소돼 현재 함평에서 훈련 중이지만 멀리서도 동기의 합류를 격하게 반겼다. 류지혁은 “변시원과는 정말 떨어질 수가 없는 것 같다. 서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우린 전생에 부부였던 것 같다고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하며 웃었다.
임기영과는 시작부터 독특한 에피소드가 만들어졌다. 류지혁은 지난 7일 잠실 KIA전에서 임기영의 투구에 우측 종아리 타박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9일 1군 등록도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는 같은 팀의 선수를 맞힌 셈이 돼버렸다. 임기영은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뒤 곧바로 류지혁에게 전화를 걸어 “같은 팀 선수를 맞혀서 미안하다”고 말하며 친구의 합류를 반겼다. 그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8일 류지혁의 방을 직접 찾아 반가움의 표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스 감독 “안정적 3루 운영 기대”
KIA 내야의 현재 최대 고민은 3루다. 장영석과 황윤호가 시즌 초반 핫코너를 맡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며 8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여기에 유격수 박찬호까지 최근 타격이 주춤하고, 1루는 유민상이 맡고 있지만 수비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그렇기에 류지혁을 향한 윌리엄스 감독의 기대가 크다. 류지혁은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선수로, 수비가 탄탄한 두산 내야진에서 9년 동안 ‘슈퍼 백업’을 맡았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 주말 두산 3연전에서 류지혁은 우리가 패한 이유 중 하나였다”며 “류지혁 합류로 향후 안정적인 3루 운영이 예상된다. 라인업에 좌타자도 한 명이 추가됐다”고 흐뭇해했다.
류지혁의 향후 포지션은 어디가 될까. 주전 3루수가 예상되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기에 기존 키스톤콤비가 휴식이 필요할 때도 선발을 맡을 수 있다. 여러 포지션 소화를 고려 중”이라며 “몇 경기만 보고 판단하긴 힘들지만 수비력이 아주 괜찮은 선수다”라고 KIA 내야진에 일으킬 변화를 기대했다.
류지혁 또한 KIA로 향하는 길에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지난 9년 동안 주전 자리가 고팠기에 KIA에서는 매 경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 그는 “KIA로 오면서 여기서는 꼭 주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맡겨주시는 포지션마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실력으로 보여드리겠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류지혁. 사진 = 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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