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춘사영화제' 이영애X이병헌, 주연상 영예…원신연 '최고감독상'·봉준호 '백학상'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춘사영화제'에서 배우 이영애와 이병헌이 나란히 '주연상'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최우수 감독상'은 '봉오동 전투'의 원신연 감독이 차지했다.

'제25회 춘사영화제'(2020) 19일 오후 개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객·취재진 비공개로 진행됐다. 한국영화감독협회 관계자(감독 및 영화인)만 참석한 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춘사영화제'는 한국 영화 개척자인 춘사(春史) 나운규를 기리기 위해 1990년대부터 개최되고 있으며, 여타 영화제의 상업주의적 경향을 극복하고 창의성, 예술성, 민족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감독들이 심사하고 수여하는 감독상이 최고상인 유일한 영화제로서, 감독들만으로 구성된 '제25회 춘사영화제' 심사위원회는 영화감독 심재석, 신승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 총장인 박종원 감독, 전 영화아카데미 원장 유영식 감독, 부지영 감독, 배우이자 영화감독 구혜선 등 총 6인으로 구성되어 올해 시상식의 수상작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이날 이영애는 영화 '나를 찾아줘'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특히 그는 14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수상 쾌거를 이룬 만큼, "너무너무 기쁩니다. 감사드린다. 지금까지 받았던 그 어떤 상보다 지금이 가장 뜻깊고 너무 기쁘고 떨린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불러드리고 싶은 분이 있다. 춘사영화제 관계자분들, 쟁쟁한 여배우분들이 있는데도 저를 뽑아준 심사위원분들께 깊은 감사드린다"라고 감격에 젖었다.

이어 이영애는 "제가 사실 너무 오랜만에 영화를 해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이 상 덕분에 '다시 영화해도 되겠다'는 큰 용기를 얻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김승우 감독님과 스태프분들에게도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남우주연상 트로피는 '남산의 부장들'의 이병헌이 획득했다. 그는 "남산의 부장들'로 벌써 두 번째 이런 큰 영광을 안게 됐다. 사실 후보에 오른 분들의 연기도 너무나 훌륭했고 특히나 '남산의 부장들'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성민, 이희준, 곽도원, 김소진은 제가 연기 생활을 나름 오래 했지만 새삼스럽게 되게 좋은 영향을 받았던 정말 좋은 배우들이다. 혼자 상을 받아서 미안한 마음도 있고 그렇다"라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이어 "모두들 너무나 긴 시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 이런 영광이 제게 오니까 더 감사한 마음이 든다"라고 감격스러워했다.

또한 이병헌은 "정말 오랫동안 쉬다가 신작 '비상선언'이라는 작품을 조심스럽게 촬영하고 있다"라며 "모두가 건강하게 얼른 극장에서 관객들하고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십시오"라고 밝혔다.

최우수 감독은 '봉오동 전투'의 원신연 감독이 받았다. '봉오동 전투'는 기술상에 이어 2관왕을 달성했다.

원신연 감독은 "전혀 수상을 생각하지 못했다. 영광스럽고 부끄럽다. 제가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하지 못했다. 지금도 머리가 좋지 못하다. 공부를 못해도 머리가 좋지 못해도 영화는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줬다. 그 행복감 위에 이제 의미와 의무라는 더 무거운 숙제가 얹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삶에 있어서 가장 황금 같은 시간에 함께해준 유해진, 류준열 등 모든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께 감사의 말씀드리고 일제강점기 모든 걸 바쳐 싸워주신 이분들께 이 상을 바치겠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영화 '쇼생클탈출'에 이런 대사가 있다. '두려움은 너를 포로로 묶어버리지만 희망은 너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라는. 코로나19로 많이 힘든 시기인데 두려움보다 희망을 갖고 싸운다면 한국 영화가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 영화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각본상의 주인공은 영화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이었다. 그는 연출은 물론, 시나리오까지 직접 썼다.

이상근 감독은 "'엑시트'가 개봉한지 1년이 다 되가는 시점에서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영화에 참여해 준 동지 여러분, 배우 여러분, 관객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린다"라며 "저는 앞으로 좋은 작품으로 만나 뵐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관객들이 선정한 '최고 인기 영화상' 부문 또한 '엑시트'의 차지였다. 제작사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는 "무엇보다 오랫동안 준비하고 공들여서 잘 만들어준 이상근 감독님 감사드린다. 신인감독상 받으신 거 축하드린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현재 류승완 감독의 복귀작 '모가디슈'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그 외에도 계속해서 영화계에 뛰는 심장, 펌프가 되도록 더 열심히 일하겠다"라고 덧붙였다.

100년에 한 번 주어지는 '백학상' 부문 수상의 영예는 '기생충' 봉준호 감독에게 돌아갔다. 봉준호 감독은 신작 작업과 건강상 이유로 부득이하게 불참했다.

대리 수상에 나선 한국영화감독조합 민규동 대표는 "봉준호 감독님이 감독조합대표 시절에 조합 일은 하나도 안 하고 '옥자'라는 아주 훌륭한 영화를 만들었고, 그게 '기생충'까지 이어졌다. 저도 본받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이내 그는 "봉준호 감독님이 어려운 시기에 영화인들이 화합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준 '춘사영화제'에 감사 인사를 전해왔다. 희망과 용기를 줘서 고맙다고 하더라"라며 "감독님 건강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여우조연상은 '82년생 김지영'의 김미경이 받았다. 그는 "'82년생 김지영'은 오랜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라 첫 촬영 날 조금은 긴장하고 설렌 기억이 난다. 영화 촬영 내내 아주 세심한 배려로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 김도영 감독님, 첫 만남부터 딸처럼 다가와 준 배우 정유미, 그리고 영화를 같이 만들어낸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오랜만에 영화를 했는데 과분한 상까지 받아서 '82년생 김지영'은 아주 오래오래 잊지 못할 것 같다"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남우조연상은 '남산의 부장들'의 이성민이 차지했다. 그는 "존경하는 선배님들 앞에서 이 상을 받게 되어 영광스럽다. 특히나 제 앞에 이순재 선배님이 계신데 감개무량하다"라며 "캐릭터가 상을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기가 막힌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우민호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이병헌, 이희준 등 출연진이 멋진 앙상블을 보여줬다. 이희준도 같이 후보에 올랐는데 저한테 주셔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 열심히 연기하겠다"라고 전했다.

신인여우상과 신인남우상 트로피는 각각 '시동'의 최성은, '양자물리학'의 박해수가 품에 안았다.

먼저 최성은은 "'시동'은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컸던 영화였기에 이 상을 받는다는 게 부끄럽게도 느껴진다"라며 "좋은 기억으로 남게 해준 많은 스태프들과 선배님들, 최정열 감독님, 그리고 회사 식구분들 감사드린다. 내년, 내 후년에는 이 상이 부끄럽지 않게 느껴질 수 있게끔 더 노력하고 발전하는 배우가 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뒤이어 박해수는 "이렇게 의미 있는 영화제에서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영화계가 힘든 시국인데 파이팅, 힘이 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 '양자물리학' 이성태 감독님, 우리 영화 식구분들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김도영 감독은 '82년생 김지영'으로 신인감독상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선배님들이 주신 상이라서 더욱 의미가 깊다. 돌아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았는데 정말 큰 격려를 받은 기분이다"라며 "'82년생 김지영'을 찍으면서 같이 고생한 배우님들, 스태프분들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이 상을 주신 의미를 잘 깨달아서 다음번에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다"라고 말했다.

▼ 이하 '제25회 춘사영화제' 수상자(작) 명단.

특별상(독립영화 부문) = 봉수 감독('구라, 베토벤')

특별상(극영화부문) = 김문옥 감독('머피와 샐리의 법칙')

각본상 = 이상근 감독('엑시트')

기술상 = 김영호 감독('봉오동 전투')

신인여우상 = 최성은('시동')

신인남우상 = 박해수('양자물리학')

신인감독상 = 김도영 감독('82년생 김지영')

백학상 = 봉준호 감독('기생충')

공로상 = 이두용 감독

특별상(춘사아시안어워즈) = 항저우쟈핑픽처스(우쟈핑 대표)

최고인기영화상 = '엑시트'(외유내강 강혜정 대표)

여우조연상 = 김미경('82년생 김지영')

남우조연상 = 이성민('남산의 부장들')

여우주연상 = 이영애('나를 찾아줘')

남우주연상 = 이병헌('남산의 부장들')

최우수감독상 = 원신연 감독('봉오동 전투')

[사진 = '춘사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 CJ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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