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언젠가 깨질 무패 행진이었지만,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 있었기에 더욱 씁쓸함이 남는 패배였다. 이영하의 LG전 무패 행진이 11경기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 베어스는 26일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맞대결에서 접전 끝에 3-4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두산의 선발투수는 이영하였다. 기대와 달리 올 시즌에 기복을 보이고 있었지만, 김태형 감독은 최근 구위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최근 구위, 밸런스 자체는 좋다. 공이 몰려서 맞는 경우도 있었지만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이제 스스로 얼마나 운영을 잘하느냐가 관건이다”라는 게 김태형 감독의 설명이었다.
실제 경기 중반까지 이영하의 구위를 안정적이었다. 2회말 최주환의 투런홈런이 유일한 득점 지원이었지만, 6회초까지 LG 타선을 1득점으로 틀어막은 것. 4~5회초에 연달아 삼자범퇴를 유도했고, 1점차로 쫓긴 6회초에는 2사 1루서 로베르토 라모스를 2루수 땅볼 처리했다.
하지만 이영하는 7회초 들어 급격히 흔들렸다. 김민성-김호은에게 연달아 출루를 내줘 놓인 무사 1, 3루 위기. 이영하는 이형종을 좌익수 플라이 처리하며 한숨 돌리는 듯했지만, 이어진 1사 1, 3루서 유강남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무너졌다. 곧바로 교체된 이영하는 구원투수 홍건희가 승계주자에게 득점을 허용, 4실점(2자책)으로 경기를 마치게 됐다.
이후 타선이 전세를 뒤집는데 실패, 이영하는 데뷔 후 12경기 만에 LG전 첫 패를 당했다. 이영하는 이날 전까지 LG를 상대로 11경기 8승 무패의 강세를 보인 터였다.
물론 이영하가 LG 타선을 묶지 못한 것뿐만 아니라 김재호의 무리한 주루플레이도 아쉬웠던 대목이다. 어깨부상을 털고 돌아온 후 처음 선발 출장(7번, 유격수)한 김재호는 두산이 2-1로 앞선 4회말 1사 1, 2루서 안타를 터뜨려 1사 만루 찬스를 연결했다. 이후 타석에 들어선 정수빈은 팀 배팅을 통해 중견수 방면으로 타구를 보냈다. 3루 주자 최주환의 기동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달아나는 득점을 만들 수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여기서 김재호의 무리한 주루플레이가 나왔다. 2, 3루 주자가 태그업하는 순간, 1루 주자 김재호도 1루를 노린 것. 타구가 중견수 방면으로 향했고, 경기 중반 1점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산으로선 분명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었다.
결국 김재호는 3루 주자 최주환이 홈을 밟기 전 태그아웃됐다. 정수빈 입장에서도 희생플라이가 중견수 플라이로 둔갑했다. 2점차로 달아난 후 2사 1, 3루 찬스를 이어갈 수도 있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두산이 역전패를 당한 결정적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는 장면이었다.
[두산 선수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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