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유예기간을 주자."
LG 타일러 윌슨은 2018년 입단 후 꾸준히 주자가 없을 때 투구판을 밟은 뒤 왼발을 흔들고 투구했다. 용인됐지만, 최근 외부에서 어필을 받았다. 이제 윌슨은 주자가 있든 없든 투구판을 밟고 발을 흔드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없애지 못하면 동작의 크기라도 줄여야 한다. 언제든 다시 논란이 될 수 있다.
류중일 감독도 28일 인천 SK전 5회를 두고 "영상을 다시 보니 심하긴 했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보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윌슨이 주자가 있을 때는 발을 안 움직인다. 없을 때는 움직이는데 크게 차이는 없다. 3년 동안 그랬다. 기만 행위는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 SK 박경완 감독대행도 윌슨의 투구 폼에 대해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LG 오지환도 "나는 다른 걸 느끼지 못했다"라고 했다.
어쨌든 윌슨은 심판진의 관리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아무런 지적을 받지 않다가 갑자기 지적을 받았지만, 윌슨으로선 어쩔 수 없다. KBO는 상대의 어필이 있다면 규정대로 엄격하게 보겠다는 입장이다.
류 감독은 29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윌슨과 면담을 했다. 윌슨에게 다리를 움직이지 말고 던져도 괜찮은지 물었다.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불편하다고 하면 해당 동작(크기)을 줄이라고 했을 것이다. KBO 심판진도 해당 동작을 줄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류 감독은 "유예기간을 주면 좋겠다. 투수가 이미 20년 정도 그렇게 한 걸 한꺼번에 하지 말라고 하면 힘들다. 갑자기 고치라고 하면 던질 수 있겠나"라고 했다. 실제 부정동작이든 아니든 투수가 하루아침에 자신의 폼을 고치는 건 쉽지 않다.
또한, 류 감독은 10개 구단 모든 투수의 폼을 세밀하게 따질 경우 일부 투수들에게 기만행위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KBO가 규정대로 하기로 했다면 시즌 중이 아니라 스프링캠프 직전에 10개 구단에 알리는 게 옳다는 생각이다. "캠프 가기 전이라도 이런 폼은 문제가 되니 잡겠다고 하면 된다. 시즌 중에 하지 말라고 하면 쉽지 않다"라고 했다.
윌슨은 5회말 최지훈 타석에서 잇따라 구명환 구심의 '심하다'는 지적을 받자 발을 흔드는 동작의 크기를 줄였다. 볼넷도 내줬고, 최정에게 1타점 2루타도 맞았다. 그러나 대량실점을 피했다. 5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윌슨으로선 발을 흔들지 않으면 난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흔들지 않아도 잘 던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윌슨은 왜 투구판을 밟고 다리를 흔드는 동작을 할까. 류 감독은 "힘을 모으는 동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당분간 윌슨의 발은 10개 구단과 KBO의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윌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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