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종차별에 맞서는 흑인" 샘 오취리, BBC 인터뷰서 심경고백 [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29)가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BBC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샘 오취리와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기사의 제목은 '한국에서 인종차별에 맞서고 있는 흑인(The black man fighting racism in South Korea)'이었다.

인터뷰에서 샘 오취리는 "아프리카계 사람들에 대한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한국에서 연예계 일을 하게 됐다"며 "아프리카에 여러 나라가 있음에도 그 차이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부족하다. 한국인들은 대부분 영화, 드라마를 통해 흑인을 접한다. 미디어가 어떻게 묘사하는지에 따라 흑인에 대한 정체성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발언으로 이슈가 된 의정부고 학생들의 '관짝소년단' 졸업사진 패러디 문제도 언급했다. 샘 오취리는 "학생들이 비하의 목적으로 한 행동이 아니었다는 것을 안다"며 "다만 블랙페이스가 흑인과 다문화 국가에서는 금기시되는 부분이 있고, 한국에선 생소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 맥락을 짚으려 했다. 한국에서는 블랙페이스의 갖고 있는 역사적 의미가 생소하다. 이 때문에 많은 논쟁이 있었고 다들 그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반응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과거 JTBC '비정상회담' 출연 당시 보인 '눈찢기' 행위가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스페인의 못생긴 얼굴 대회 이야기가 나왔을 때 얼굴을 최대한 일그러뜨리려고 했던 것 뿐"이라며 "내가 한국에 살고, 일하고 있는데 한국인을 왜 비하하겠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인과 아시아인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안 좋게 받아들였다면 왜 그러는지 이해한다"고 사과했다.

앞서 샘 오취리는 지난 6일 SNS를 통해 의정부고 학생들이 '관짝소년단' 패러디 졸업사진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선보인 흑인 분장의 문제성을 지적한 바 있다. '관짝소년단'은 음악에 맞춰 망자의 관을 들고 춤을 추는 아프리카 가나의 장례 문화가 유튜브 상에서 화제를 모으며 붙은 별칭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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