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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배우 이준기가 새로운 도전이라 밝혔던 케이블채널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극본 유정희 연출 김철규)을 무사 완주했다.
'악의 꽃'은 '14년간 사랑해 온 남편이 피도 눈물도 없는 연쇄살인마로 의심된다면?'이란 전제로 시작된 고밀도 감성 추적극을 표방한 드라마다.
이준기가 연기한 백희성은 아내와 딸에게 헌신하는 가정적인 남자이지만 알고 보면 현재를 얻기 위해 아내를 완벽히 속여 온 감정이 없는 인물로,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서스펜스와 액션, 멜로를 모두 아울렀다.
이준기는 최근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악의 꽃'을 끝마친 소감과 그 과정들을 직접 전해왔다.
"매 작품이 그러했지만 '악의 꽃'은 끝나고 나니 유독 복합적인 감정이 많이 느껴집니다. 작품을 완주했다는 안도감, 초반에 느꼈던 무게감을 무사히 완결로 승화시켰다는 성취감, 그리고 현장에서 동고동락하며 달려온 모든 분들을 떠나 보냈다는 헛헛함까지. 게다가 종영 후 바로 인터뷰까지 진행하니 모든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 다시 느껴지면서 더욱 만감이 교차하네요. 참 외로우면서도 많은 것들에 감사한 지금입니다."
'악의 꽃'은 백희성과 그의 실체를 의심한 아내 차지원(문채원), 끔찍한 진실을 홀로 감당해온 여자 도해수(장희진), 모든 진실을 알게 된 기자 김무진(서현우) 등이 얽히고설키며 매회 긴장감을 터트렸다. 이준기는 이들과 조화롭게 어울리되, 표현 하나하나 세심하게 고민했다.
"다양한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보여지는 리액션들에 상당히 공을 들였어요. 감정을 느낄 수 없는 현수이기에 작은 표현부터 리액션 하나하나가 씬 자체에 큰 힘과 설득력을 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저 혼자 연구하고 고민한다고 되는 부분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감독님과 작가님을 비롯한 현장에서 저를 가장 가까이서 보는 카메라 감독님까지. 그리고 배우 한 분 한 분과 계속해서 서로의 생각들을 나눈 거 같아요. 그리고 자칫 잘못하면 너무 뻔하거나 단조롭게 표현되어 도현수란 인물이 단순한 무감정 싸이코패스로만 보여질 수 있었기 때문에 더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쓰고 집중했죠."
이준기는 금속공예가이자 남편, 아빠란 다양한 면모를 지닌 캐릭터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금속공예가로 살아가는 백희성의 모습은 무엇보다 자연스러워야 했어요. 그래서 촬영 전 유튜브로 연기에 참고할만한 공예 작업 영상들을 찾아보며 미리 상상해 두었고, 실제 금속공예가분을 만나 짧게나마 공예가의 손길이 느껴질 수 있는 디테일을 배웠죠. 한 가정의 따뜻한 아빠로서의 모습은 사실 애드리브가 많았는데요. 감독님께서 그냥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볼 수 있게 믿고 맡겨 주셨어요. 그래서 꽤나 많은 것들을 은하와 만들어 갔던 거 같아요. 이런저런 장난도 치면서. 그래서 은하와 함께하는 날이면 좀 더 일찍 가서 웬만하면 떨어져 있지 않으려고 노력했었죠. 어떤 날은 연기한 것보다 은하랑 너무 재미있게 놀아서 피곤했던 적도 있었으니까요.(웃음) 그리고 남편으로서의 모습은 아무래도 문채원 씨와 이런저런 생각들을 공유하면서 캐릭터들을 만들어 나갔어요. 채원 씨는 굉장히 섬세해서 감정적으로 집중하는 것에 큰 힘을 가진 배우예요. 그래서 제가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많이 채워줬죠. 덕분에 마지막에 가서는 차지원을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그리고 도현수의 삶을 그려내는 데 있어서도 많은 배우 분들이 도와주셨어요. 특히 무진이 역에 서현우 씨와는 성격적으로도 잘 맞아서 초반부터 백희성의 삶을 살아가는 도현수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에 큰 도움을 받았죠. 상당히 리액션이 좋은 배우여서 촬영 전부터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맞아서 생각지도 않았던 브로맨스 씬들이 만들어졌습니다.(웃음)"
아파트 난간 씬, 물고문 씬 등 고난도 액션이 많았던 작품이었지만, 이준기는 대역 없이 직접 몸으로 들이받고 던져지고 부서지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깨지 않으려 노력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평소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었어요. 그래서 힘들고 지치기보다는 '내가 얼만큼의 동선을 만들고 액션을 취해야 시청자분들이 이 씬에서 오는 감정과 느낌을 오롯이 받아 들이실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사실 이번 작품을 시작하기에 앞서 기존에 제가 좋아하는 액션을 10분의 1정도로 줄이자고 다짐했었어요. 제가 평소에 보여드리던 액션들은 상당히 많은 합이 있어 화려하거나 거칠거든요. 하지만 그런 액션이 이번 작품에서는 도움이 되질 않을 거라 생각했기에 액션보다는 감정에 더 집중했던 거 같아요. 처절하게 내몰리는 씬들의 경우에는 대역 없이 직접 몸으로 들이받고 던져지고 부서지고 하면서 저 스스로뿐만 아니라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에도 더 몰입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사진 = 나무엑터스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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