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선발(투수)을 좀 더 많이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손혁 감독은 2019시즌이 끝난 뒤 키움 히어로즈와 2년 계약했다. 어느덧 첫 시즌이 거의 다 흘러갔다. 키움은 4일 인천 SK전까지 130경기를 치렀다. 이제 단 14경기만 남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이 다가온다. 그러면서 2021년 구상도 슬슬 해야 하는 시점이다.
대체로 평가가 좋았던 '투수코치 손혁'과 달리, '감독 손혁'에 대한 외부의 평가는 엇갈린다. 경기운영, 선수기용 측면에서 초보 사령탑 표시가 났다는 평가도 있다. 손 감독 본인도 경기 전 브리핑을 할 때 간혹 자신이 범한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무난한 첫 시즌이다. 순위다툼은 상대평가지만, 그래도 팀을 3위에 올려놓은 건 나쁘지 않은 결과다. (최근 급격히 흔들리는 팀을 어떻게 다잡을 것인지가 관건) 사실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한 특수한 시즌이다. 변별력이 높은 시즌인 걸 감안할 필요는 있다.
그래서 사령탑 2년차, 더 좋아져야 할 2021시즌에 대한 구상은 상당히 중요하다. 손 감독은 지난달 29일 고척 KIA전을 앞두고 가볍게 2021년을 내다봤다. 일단 투수 파트의 경우 내년 스프링캠프의 방향성이 약간 바뀔 듯하다.
손 감독은 "선발투수를 좀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미 몇 차례 밝혔다. 올 시즌 키움 선발진은 유독 부상 이슈가 많았다.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 최원태, 이승호 등 4명이 부상으로 짧게는 1~2주, 길게는 1개월 이상 자리를 비웠다.
어느 팀이든 스프링캠프서 대체로 10명 내외의 선발투수를 준비한다. 키움도 그랬다. 여기서 경쟁할 수 있는 자원을 추가하겠다는 뜻이다. 올해 대체 선발 윤정현, 조영건, 김재웅의 업그레이드는 물론이고 최대한 뉴페이스를 발굴해보겠다는 의지.
그러면서 "1이닝씩 던질 불펜 투수는 많은데, 2~3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더 있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쉽게 말해 롱릴리프 혹은 추격조 역할을 하다 상황에 따라 필승조를 보좌할 수 있는 역할이다. 올 시즌은 김태훈이 이 역할을 한다. 시즌 내내 다양한 역할을 하며 분전한 김태훈과 양현은 최근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큰 틀에서 볼 때 2~3이닝 투구가 가능한 불펜은 잠재적인 선발 자원으로 보고 준비시키는 게 맞다. 손 감독은 "(투구수 빌드업 차원)선발을 하다 불펜을 할 수 있지만, 불펜을 하다 선발을 하긴 힘들다"라고 했다. 모든 투수 지도자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구체적으로 손 감독은 "임규빈, 김선기, 양기현 등을 미리 6~70개씩 투구할 수 있게 페이스를 올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1이닝에 맞추는 것보다 2이닝씩 쓸 수 있는 게 팀에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투구수를 좀 더 빨리 올려 시즌에 들어간 뒤 개개인의 활용폭을 넓혀보겠다는 계산이다.
사실 변화가 필요한 건 야수 파트다. 올 시즌 키움 공격력은 2018~2019년에 비해 많이 약화했다. 박병호의 부진 및 이탈, 에디슨 러셀의 부진으로 중심타선의 힘이 뚝 떨어졌다. 이정후와 김하성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타자가 작년보다 임팩트가 떨어진 건 2021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야수 전문가가 아닌 손 감독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계획이다. 일단 올 시즌을 운영하면서 느꼈던 부분에 대해 개개인과 대화를 많이 할 생각이다. 손 감독은 "캠프에 들어가기 전에 (야수들에게)얘기할 것을 정리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작전을 냈을 때 실수한 부분이다. 영상을 준비해서 얘기를 나눠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손 감독은 부임 직후와 마찬가지로 2021시즌을 준비하면서도 모든 선수와 1대1 면담을 할 계획이다. 선수들과의 면담, 프런트, 코치들과의 회의 등을 통해 2021시즌 타격의 큰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손혁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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