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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영화

"송윤아, 노개런티 출연"…'믿음'으로 배우들 마음 흔든 '돌멩이' [MD현장](종합)

시간2020-10-06 18:00:02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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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믿음'을 향한 진득한 이야기가 영화 '돌멩이' 배우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6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돌멩이'(감독 김정식) 언론시사회가 열려 김정식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대명, 송윤아, 김의성이 참석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라이브 컨퍼런스로 대체, 취재진과 배우들은 화상으로 만났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서 첫 공개된 '돌멩이'는 평화로운 시골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 8살 마음을 가진 어른아이 석구(김대명)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범죄자로 몰리면서 그의 세상이 송두리째 무너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석구를 가족처럼 챙기는 동네 사람들과 진짜 친구로 대하는 은지(전채은)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이지만 평화로움도 잠시,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마을 사람들은 하나 둘씩 석구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한다. 잔잔했던 석구의 일상이 무너져가는 과정, 주변인들의 뼈아픈 변화는 관객들의 마음을 아릿하게 만들 전망이다.

이날 김 감독은 영화가 사건에 대한 진실보다 이를 바라보는 인간들의 시선에 집중한 것과 관련해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믿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믿음'이 가지고 있는 불완전함을 이야기하려고 했다. 이성보다 감정에 치우치다 보니 다들 감정적으로 석구를 단죄하면서 이야기한다. 일상에서도 진실보다는 감정적으로 날선 것들로 서로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 그걸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시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믿음의 옳고 그름을 따지려고 한 게 아니다"라며 "석구라는 순수한 영혼을 통해서 우리의 믿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인간의 믿음이 얼마나 변하기 쉬운지, 또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영화의 메시지를 밝혔다.

김대명을 비롯한 김의성, 송윤아는 김 감독이 전하고자하는 메시지에 적극 동의하며 흔쾌히 출연을 수락했다는 전언이다. '돌멩이'에서 8세 마음을 가진 30대 청년 석구를 연기한 김대명은 "좋게 잘 만들어질 수 있을지, 시나리오가 가진 의도가 퇴색되지 않게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며 "하지만 시나리오는 옳고 그름이 아니라 서로 다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보신 분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실 수 있겠더라. 그래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석구라는 인물에 접근할 때, 보통 사람들과 조금 다른 친구라고 보지 않았다. 제 주변에 존재하는 8살의 친구라고 접근했다. 그래서 8살의 제 모습을 더 많이 고민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석구를 보살피는 마을 성당의 노신부를 맡아 악역이 아닌 인물로 돌아온 김의성 역시 "영화에서는 '믿음'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했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꼬집어 이야기하기가 어려운 주제다. 다만 제 역할에서 좋았던 건, 믿음이 없는 사랑이나 보호는 상대를 대상으로만 바라보기가 쉽다는 것이다. 그 믿음을 제 삶에서 타인에게 확장할 수 있다면 더 윤택해질 것 같다"라고 생각을 밝히며 "어려운 이야기에 미묘한 역할이라 피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데 김대명 씨가 전화해서 술을 마시자고 하더라. 의논하자더니 꼬시는 거라는 걸 바로 알았다. 시나리오는 소박하고 진실 되게 이야기를 쫓고 있었다"라며 출연 결심을 굳힌 이유를 밝혔다.

무엇보다 김 감독은 "송윤아 씨가 노개런티로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전해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성당 산하의 청소년 쉼터 소장 김선생으로 분한 송윤아는 "3년 전 어느 날 이 시나리오가 우연히 찾아와줬다. 그 때만 해도 드라마를 하고 있던 중이라 '스케줄이 될까' 싶은 건방진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시나리오를 읽게 됐는데 책을 덮을 때까지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이 영화는 내가 하지 않아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울림과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겠더라. 참 좋은 책이 날 찾아와줘서 실감이 안 났다. '나한테 왜?'라는 말을 계속 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사실 시나리오를 보면 '재밌다', '즐겁다'의 영화가 아니다. 저는 굉장히 마음이 많이 아팠다.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는 질문 같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요즘에는 내가 믿는 것 등이 사실이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기 힘든 사회가 된 것 같다. 믿음으로 인해서 한 사람의 인생이 어떻게 뒤바뀔 수 있는지, 무서운 소재라고도 생각했다. 자극적일 수도 있는 소재를 우리 영화가 착하고 맑게, 그러면서도 아프게 그렸다"라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또 송윤아는 "김선생의 배경이나 감정을 따라가는 영화가 절대 아니다. 저희 주변에도 자기가 들은 것에 대해서, 믿는 것에 대해서 이유 없이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으로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저 역시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보여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다만 은지를 향한 맹목적인 행동에 대해선 저도 감독님에게 '왜 김선생은 은지, 은지와 석구와의 관계에 있어서 이렇게 민감하냐'라고 질문을 드렸다. 감독님께서는 '김선생에게도 어쩌면 어린 시절에 이런 아픔이 있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하셨다. 보호해야 할 상대를 모든 걸 던져서라도 지키려는 신념과 용기가 생긴 게 아닐까 싶다"라고 말하며 영화의 진심을 강조했다.

'돌멩이'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사진 = 리틀빅픽처스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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