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보유한 전직 빅리거. 역대 외국인선수 중 최고 수준의 이름값을 자랑하는 타자가 부진 탈출을 위해 기습번트까지 댔다.
이제 KBO리그에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선수는 수두룩하다. 그러나 에디슨 러셀(26)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20대 중반의 전성기를 달리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최근 1~2년간 돋보이지 않으면서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벗었지만, 키움 히어로즈 입단은 센세이션했다.
기대대로 유니크했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뭔가 수준이 다르다"라고 했다. 다른 야구인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치열한 순위싸움을 떠나 현역 전성기의 메이저리거나 다름 없는 선수의 한 차원 높은 퍼포먼스를 기대했다.
뚜껑을 여니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3유간에서 실책을 연발했고, 타석에선 좀처럼 타격 타이밍을 찾지 못했다. 언젠가부터 하위타선에 배치됐고, 2루수를 보고 있다. 2루수를 보면서 실책은 줄어들었지만, 타격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
4일 인천 SK전까지 55경기서 211타수 54안타 타율 0.256 1홈런 27타점 20득점. 211타수를 기록하면서 1홈런에 그친 것이 놀랍다.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장타력이 좋은 타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KBO리그와의 수준 차를 감안할 때, 리그를 폭격할 것이라는 기대치와 너무 동떨어진 결과다.
손혁 감독은 러셀 얘기가 나올 때마다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실제 경기 전 타격연습 때 강병식 타격코치와 많은 대화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부진 탈출을 위해 나름대로 안간힘을 쓰는 게 분명하다.
급기야 6일 고척 NC전서 번트안타를 생산했다. 2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고, 1-1 동점이던 무사 1루 찬스. NC 좌완 김영규의 초구 포심패스트볼에 3루 방면으로 번트를 대고 1루로 전력 질주했다. NC는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 러셀의 KBO 첫 번트안타.
마침 1루 주자 김웅빈이 3루 커버를 미처 하지 못한 NC 수비의 빈 틈을 파고 들어 2루를 돌아 3루까지 파고 들었다. 무사 1,3루 찬스. 러셀의 번트안타가 경기흐름을 바꿀 수 있었으나 후속 박동원이 허무하게 3루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손혁 감독은 2사 후 이정후를 대타로 기용했으나 한 방은 터지지 않았다.
러셀은 후속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다만 키움은 9회말 허정협의 끝내기안타로 2연패를 끊었다. 러셀의 번트안타가 팀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러셀과 키움 모두 반등을 위한 계기를 잡은 하루였다.
[러셀.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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