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현장이 아슬아슬해 보인다.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다.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와 김창현 감독대행의 부임은 상당히 매끄럽지 않았다. 김치현 단장은 8일 고척 NC전을 앞두고 손 전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자진 사퇴했고, 구단의 개입 혹은 외압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야구계에서 이를 그대로 믿는 순진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현재 구단의 최상위 권력자(하송 대표이사와 김치현 단장이 컨트롤 할 수 없는 그 인사)와 손 전 감독의 갈등이 사퇴로 이어졌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명확한 진실은 당사자들만 안다)
키움은 과거 좋지 않은 일에 휩싸였을 때와 마찬가지로 철저히 침묵한다. 확실한 건 손 전 감독의 사퇴와 수뇌부의 의혹은 곧 현장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키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은 겉으로는 경기에 집중하지만, 심리적 동요가 없을 리 없다.
현재 2~5위 다툼은 상당히 혼란스럽다. 가뜩이나 잔여경기가 가장 적은(9경기) 탓에 이달 말 LG, KT, 두산의 결과에 따라 순위가 결정될 운명이다. 때문에 무조건 총력전을 펼쳐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고 기다려야 한다.
이런 상황서 키움은 손 전 감독의 퇴진과 함께 현장 집단리더십을 택했다. 김창현 감독대행은 대학까지 선수생활을 했다. 그러나 프로 경험은 프런트 8년 근무가 전부다. 퀄리티컨트롤 코치라는 직함으로 올해 처음으로 현장을 경험했다. 감독 역할을 하지만, 일반적인 감독의 역량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때문에 홍원기 수석코치,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 강병식 타격코치, 조재영 작전코치, 김지수 수비코치 등이 손 전 감독이 있을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조력자로 나선다. 김 감독대행은 경기 도중에 필기도 하고 부지런히 의견 조율도 한다.
다만,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은 필연적으로 시행착오와 부작용을 수반한다. 김 감독대행은 올 시즌 데이터 해석 및 적용을 통해 손 전 감독을 보좌했다. 자연스럽게 손 전 감독의 스타일과 유사한 방식으로 게임플랜을 짜고 운영한다. 그래도 감독은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자리다. 퀄리티컨트롤 코치와 카테고리가 전혀 다르다.
출발은 나쁘지 않다. 3경기서 2승1패. 다만, 패배한 9일 대전 한화전서 이렇다 할 기민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 1점이 필요한 경기 막판 9회 희생번트 작전 외에 눈에 띄는 모습은 없었다. 결과적으로 메인 셋업맨 안우진만 소모했다. 안우진은 10일 대전 한화전에도 1이닝을 소화하며 홀드를 따냈다. 11일에도 필승계투조를 가동할 경우, 안우진에게 3연투를 지시할 것인지 휴식을 줄 것인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11일 선발투수로 에이스 에릭 요키시 대신 조영건을 내세운 것도 눈에 띈다.
김 감독대행은 8일 고척 NC전을 앞두고 "감독 한 명 바뀌었을 뿐 달라진 건 없다"라고 했다. 그러나 수년간 감독을 역임한 베테랑 지도자들도 감독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김 감독대행 역시 지금의 상황이 익숙하지도 않고 일반적인 상황도 아니다.
야구는 현장과 프런트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도 난이도가 높은 스포츠다. 집안 단속이 제대로 안 되는 키움이 이 숨막히는 2~5위 다툼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키움의 현장 집단리더십이 잔여 9경기서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다.
[키움 김창현 감독대행(위), 키움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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