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133경기 72승 4무 57패(승률 .558) 4위.
지난해 통합우승팀 두산 베어스의 현재 순위다. 올해는 디펜딩챔피언답지 않게 투타 모두 부침이 심했다. 마운드에선 이용찬의 부상 이탈, 유희관, 이영하, 함덕주 등의 부진이 아쉬웠고, 지난 5년 간 마운드가 흔들릴 때마다 남다른 화력으로 이를 커버했던 타선도 김재환, 오재일 등 주축 좌타자들의 침묵 속 기복을 겪어야 했다. 9월에는 6위까지 순위가 떨어지며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가 위태롭기도 했다.
시즌 종료까지 11경기가 남은 가운데 선두 NC와의 승차는 6.5경기로 벌어져 있다. 당초 2년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목표의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현재로선 앞에 있는 LG, KT를 제치고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 직행을 노리는 게 가장 현실적이다. 이는 두산이 바라는 베스트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규시즌과 달리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전망은 낙관적이다. 김태형 감독은 전날 잠실 한화전에 앞서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경험이 많아 포스트시즌에서는 조금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럽게 단기전을 전망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두산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첫해 우승, 2016년 통합우승을 통해 왕조 시대를 열었고, 2017년 정규시즌 2위-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지만 2018년 다시 정규시즌 왕좌를 탈환한 뒤 2019년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올해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친 건 사실이지만, 포스트시즌이 시작되면 다시 우승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이유다.
두산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는 “다른 팀에 비해 큰 경기를 많이 했다. 보통 단기전에 들어가면 누군가 1명은 바보가 될 수 있기에 바보가 되지 않으려고 부담을 갖는다”며 “그러나 우리는 누가 바보가 돼도 괜찮다. 부담이 없다는 뜻이다. 사실 포스트시즌 진출 팀들의 실력은 다 똑같다. 긴장을 누가 덜 하냐의 싸움이다. 그래서 우리가 강점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실제로 선선한 바람이 불자 두산 특유의 가을 DNA가 살아났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지금은 포스트시즌이 한창 펼쳐지는 시기. 두산은 9월 부진을 딛고 10월 월간 승률 1위(9승 3패)를 달리며 2위 KT와의 승차를 1경기까지 좁혔다. 10월 팀 평균자책점(3.27)과 타율(.322) 역시 모두 리그에서 가장 높다. 두산의 가을 대반격이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두산에게 남은 경기는 11경기다. 아직 5위 키움과 5경기, 5위를 추격하는 롯데와 2경기가 남아 있지만, 지금의 기세를 이어 최대한 높은 위치에서 가을을 맞이하겠다는 각오다. 2년 연속 통합우승이 사실상 물거품이 됐기에 단기전만큼은 정상에 오르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재호는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은 다른 팀보다 50경기는 더 했다는 뜻이다. 물론 그만큼 신체적 데미지도 컸지만 참고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가을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힘을 믿고 있는 두산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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