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LG 유격수 오지환이 야구장을 처음 찾은 두 살 아들 앞에서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됐다.
오지환은 지난 16일 잠실 KIA전에 2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1볼넷 2득점으로 팀의 9-0 완승을 견인했다.
테이블세터의 임무를 완벽 수행했다. 1회말부터 무사 1루서 드류 가뇽의 초구에 우전안타를 친 뒤 채은성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1회 5점 빅이닝을 뒷받침한 안타이자 득점이었다.
2회 무사 1루서 다시 가뇽을 만나 중전안타를 치며 멀티히트를 완성했고, 4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풀카운트 끝 가뇽에게 다시 중전안타를 뽑아내며 4일 수원 KT전 이후 11경기 만에 3안타에 성공했다. 이후 도루까지 성공하며 2시즌 만에 20도루 고지에 올라섰다. 개인 통산 6번째 20도루.
오지환은 이에 그치지 않고 7회 선두로 나서 볼넷을 골라낸 뒤 김현수의 2루타 때 홈을 밟으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만난 오지환은 “관중들이 오랜만에 오셔서 신이 났다. 또 긴장도 됐다”고 웃으며 “그래서 그랬는지 첫 타구부터 실책을 범했다”고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오지환은 1회초 포구 실책과 악송구로 몸이 덜 풀린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 케이시 켈리가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오지환에게 이날은 평소보다 특별하게 다가왔다. 지난해 태어난 아들이 처음으로 아버지를 응원하러 야구장을 찾았기 때문. 오지환은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 야구장에 왔기에 이기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며 “첫 실수는 아이가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겨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아들의 힘이었을까. 오지환은 3안타 맹타로 의미 있는 2가지 기록을 만들어냈다. 시즌 149안타를 완성하며 개인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을 수립(종전 2018시즌 148안타)했고, 타율을 .296에서 .300로 끌어올리며 데뷔 첫 3할 타율 전망을 밝혔다.
데뷔 12년 만에 150안타 고지가 보인다. 오지환은 “그 동안 내가 많이 부족했다”며 “타순이 2번이라 출루에 목적을 두는데 요즘 더 좋아졌다. 적극적인 타격을 통해 최대한 중심타선에 연결을 잘하려 한다”고 비결을 전했다.
첫 3할 타율에 대해선 “나도 몰랐던 기록”이라며 “숫자의 의미는 크지 않다. 팀 승리가 우선이다. .290을 쳐도 중요할 때 한방을 치는 타자가 더 좋은 타자”라고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LG는 전날 KIA를 꺾고 2위 자리를 지켜냈다. 그러나 3위 키움과의 승차가 0.5경기에 불과해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 남은 7경기 총력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지환은 “체크를 해보니 앞으로 순위 싸움 하는 팀들과 맞대결이 많이 남아 있다”며 “우리만 이기면 상관이 없다. 다 잡으면 편하게 가을야구에 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유광점퍼를 입고 열렬한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도 있기에 더욱 힘이 난다. 오지환은 “오늘(16일) 보니 팬들뿐만 아니라 몇몇 선수들까지 유광점퍼를 입었다”며 “이제 서서히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더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지환.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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