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권혜미 기자] 배우 박은빈(29)이 자신의 연기 생활을 돌아보며 뜻깊은 소회를 전했다.
1996년 아동복 모델로 데뷔, 그 후 2년 뒤 SBS 드라마 '백야 3.98'로 본격적인 연기자 생활을 시작한 박은빈은 어느덧 데뷔 25년 차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배우로 성장해왔다.
20일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SBS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 박은빈은 배우가 아닌, 인간 박은빈의 진솔한 모습을 드러냈다.
"20대를 돌아보면 '열심히 사느라 고생했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참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요. 전에 '청춘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 '치열하게 고민하는 시기'라고 답했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그때 당시에 치열하게 고민을 했을 것이고, 아직 저의 청춘은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나름 치열한 고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고요. 그동안 여러모로 견뎌야 할 게 많았는데, 잘 견딘 것 같아요."
20대 청춘을 연기에 매진하며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남긴 박은빈에겐 서른이 되기까지 두 달 남짓한 시간이 남아있다. 혹여 현재가 향후 그의 배우 인생에 전환점이 될 것인지 묻자, 박은빈은 "배우에 나이가 어디 있나"라는 쿨한 답변을 내놓았다.
"내년이 되어도 마음은 29살 같을 것 같아요(웃음). 작품 선택에 있어선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 없이 변함없는 선택을 할 거예요. '배우에 나이가 어디 있나?' 이런 생각이죠. 개인적으로 '내가 어떤 계획이 있을까'라고 생각을 해봤는데, 떠오르지가 않아요. 연애나 결혼 생각도 없을뿐더러 일이 우선순위가 되었던 삶을 살았다 보니 '또 어떤 작품으로 스스로를 재밌게 만들어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살 것 같아요."
드라마 '허준', '비밀의 문', '청춘시대', '오늘의 탐정', '스토브리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수많은 '인생작'을 선물한 박은빈은 어느덧 '믿고 보는 배우'로 대중에게 자리매김하게 됐다. 지금의 박은빈을 있게 한 토대가 되는 것은 무엇보다 '연기를 향한 열정'이었다고.
"배우라는 직업이 다양한 삶을 경험해보고 살 수 있는 건데, 그래서 다음의 삶이 되게 기대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삶을 살아내다 보면 인간 박은빈으로서의 삶도 기승전결이 있듯이, 같이 희로애락을 경험하면서 살아가지 않을까 싶어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박은빈이 연기한 인물인 채송아는 가장 좋아하는 일인 '바이올린'이라는 꿈만 보고 달려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주할 수밖에 없는 현실과 장애물에 좌절하기도 한다. 박은빈의 배우 인생 또한 늘 순탄치만은 않았을 터. 그럼에도 박은빈은 연기를 사랑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책임감'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물론 연기가 재미없었던 시절도 있었어요. '내가 뭘 더 할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한들, 내 성격과 적성에 안 맞을 수도 있지 않나'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제 시선에선 탁월한 분들이 많았으니까, 그래서 고민했던 시기도 있었죠. 하지만 연기를 계속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책임감이에요. 하나의 일원으로서 내가 해야 할 것들을 생각하고, 내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며 성취하고, 그래서 자존감이 채워지면서 말이죠. 그러다 내가 세운 기대치에 합당하지 않았을 땐 의구심이 들 때도 많았어요. 스스로의 한계에 대해 생각할 때가 많았는데, 그런 의구심들이 다음 단계로 향할 수 있게 채찍질해줬던 것 같아요. 차근차근 스스로 성장했다고 얘기해 주고 싶어요."
끝으로 박은빈은 가장 힘들게 견뎌야 했던 순간을 "몰랐던 자신과 직면하는 때"라고 답하며 외부의 작용보다도 내면의 단단함을 강조했다.
"되게 추상적인 말이지만 누구나 자기에 대해 이만큼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에 대해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잖아요. 저는 스스로를 직면해야 하는 순간이 왔었을 때 감당하기 어려웠었어요. 하지만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좀 더 흔들림이 없게 됐달까. 저도 저에 대해 탐구를 하다 보니 '나란 사람이 이런 사람이었구나', '이런 거를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알아가면서 확신이 생겨나는 것 같아요."
[사진 = 나무엑터스 제공]
권혜미 기자 emily00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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