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베테랑 같은 투수죠.”
두산 김태형 감독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만나게 될 선발 소형준(KT)을 경계했다. 올해 신인이지만, 13승과 함께 두산 상대로 상당히 좋은 투구를 펼쳤기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준플레이오프서 LG를 2승 무패로 제압한 두산은 9일부터 중립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정규시즌 2위 KT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두산이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건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김 감독은 지난 8일 공식 인터뷰에서 “1차전이 중요하다. 1차전을 이기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크다”고 기선제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역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81.3%(32번 중 26번)에 달한다.
최대 경계 대상은 소형준이다. KT 이강철 감독은 예상을 깨고 창단 첫 가을야구 1차전 선발투수로 루키 소형준을 낙점했다. 신인왕 수상이 유력한 소형준은 올 시즌 두산을 만나 6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2.51로 상당히 강했다. 5월 8일 데뷔 첫 승(5이닝 2실점)에 이어 6월 3일 7이닝 무실점의 시즌 최고 투구를 펼친 기억이 있다.
김 감독은 “시즌 때 우리를 상대로 잘 던졌다. KT 역시 데이터를 보고 소형준을 냈을 것”이라며 “마지막 맞붙었을 때 어느 정도 공략했지만, 소형준은 완전히 베테랑 같다. 강약 조절을 할 줄 안다. 결국 타자들이 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타선에서는 멜 로하스 주니어와 강백호가 신경 쓰인다. 로하스는 홈런(47), 타점(135), 장타율(.680), 득점(116) 등 4개 부문에서 1위에 오른 리그 최고의 강타자. KT 4번타자 강백호도 129경기 타율 .330 23홈런 89타점으로 3년차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 감독은 “로하스는 장타와 정확성을 겸비하고 있다. 강백호와 함께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소형준에 맞서 1차전 선발투수로 크리스 플렉센을 예고했다. 10월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5로 호투했던 플렉센은 지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11탈삼진 무실점으로 흐름을 이었다. 올해 KT 상대로도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90으로 강했다.
다만,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는 목 담 증세 여파로 2차전이 아닌 3차전에 나선다. 김 감독은 “2차전은 최원준이 나가게 됐다. 알칸타라의 몸 상태가 지금은 괜찮지만 2차전은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3전 2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와 달리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외인뿐만 아니라 토종 투수들도 제 몫을 해내야 한다. 선발 자원인 최원준, 유희관을 비롯해 준플레이오프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김민규, 함덕주 등까지 고른 활약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불펜은 함덕주가 키다. 부상 복귀 후 1경기 던졌는데 공이 좋아졌다”며 “김민규와 박치국 등도 상황에 맞게 등판시킬 예정이다. 김민규는 KT전에서 잘 던졌고, 박치국은 삼진 잡을 수 있는 공이 있다”고 신뢰를 보였다.
준플레이오프 MVP 오재원도 변화 없이 선발 2루수를 맡는다. 김 감독은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집중력이 좋아졌다”며 “기본적으로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아직 갈 길이 먼 김 감독은 “빨리 끝나면 좋겠다”며 이번 플레이오프 4차전 이내의 빠른 승부를 기원했다.
[소형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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