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믿었던 필승카드가 흔들렸고, 수비는 우왕좌왕했다. 두산에게 8회는 그야말로 ‘카오스’였다.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KT와의 3차전. 시리즈 2승 무패로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둔 두산은 이날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호투에 쩔쩔 매며 투수전을 펼쳐야했다. 두산 마운드를 지킨 선발 라울 알칸타라도 강속구와 함께 위기관리능력을 뽐내며 7회까지 팽팽한 0-0 균형에 일조했다.
8회 2사까지도 알칸타라의 호투가 이어졌고, KT가 찬스를 번번이 살리지 못하며 0-0의 스코어에도 두산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1, 2차전과 달리 3차전은 두산이 말 공격을 담당했기에 더욱 그랬다. 그러나 알칸타라가 2사 후 황재균의 볼넷과 로하스의 안타로 처한 1, 3루서 유한준에게 뼈아픈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길었던 0의 균형이 깨진 상황. 아직 격차가 1점에 불과했기에 두산 김태형 감독은 2차전 숨은 영웅 홍건희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앞으로 쓰임새가 좋아질 것 같다. 정규시즌에서 잘했기 때문에 가을에서도 자기 공을 열심히 던진 게 통했다”고 홍건희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2차전의 홍건희 구위라면 추가 실점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8회 2사 1, 3루의 위기. 그러나 첫 타자 강백호 타석부터 실수가 나왔다. 포수 박세혁이 홍건희의 공을 뒤로 빠트리는 포일을 범한 것. 사인보다 조금 아래 쪽으로 공이 향했지만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공이었다. 결국 치명적 실수 속 3루주자 로하스가 홈을 밟는 사태가 발생했다.
홍건희는 흔들렸다. 강백호를 자동고의4구로 내보낸 뒤 박경수까지 볼넷 출루시키며 만루를 자초했고, 후속 배정대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타구가 중견수 정수빈과 유격수 김재호 사이 애매한 곳에 떨어졌고, 이 때 불규칙 바운드까지 발생하며 타구가 정수빈의 키를 넘어갔다. 1실점이 아닌 2실점의 빌미가 된 수비였다. 이후 홍건희에 이어 올라온 박치국마저 장성우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승기를 완전히 내줬다.
두산은 결국 KT에 2-5로 패하며 시리즈 3승 무패 한국시리즈 진출의 꿈이 무산됐다. 여전히 2승 1패로 유리한 상황이지만, 이날 8회 발생한 상황들이 KT의 기를 제대로 살려주고 말았다. 오는 4차전은 유희관과 배제성 두 토종 투수들의 맞대결이 성사된 상황. 4차전에서 끝낸다는 보장도 없다.
[위부터 홍건희-정수빈. 사진 = 고척돔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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