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라존 론도, 케빈 가넷…"
KGC 자레드 설린저가 '설교수'라고 불리는 결정적 이유는 탁월한 '리드&리액트(Read&React, 경기흐름을 읽고 대응하는 것)'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공격을 할 때, 헬프와 로테이션이 많은 KBL 특유의 다양한 팀 디펜스에 전혀 당황하지 않는다.
일단 좋은 오프 더 볼 무브와 힘을 앞세워 동료로부터 공을 받기 좋은 위치를 잘 잡는다. 공격을 하기 유리한 상황을 미리 만든다. 공을 받은 뒤에는 순간적 도움수비나 더블팀을 당해도 여유 있게 대처한다.
내, 외곽에서 파워와 스텝, 드리블 기술들을 앞세워 수비수들을 벗겨내고 득점하거나, 날카로운 패스로 동료의 찬스를 만들어준다. 경기 흐름, 수비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슈팅기술과 돌파, 패스 능력을 효율적으로 발휘한다. 살짝 떨어지는 운동능력과 활동량의 약점을 충분히 메운다.
수비 역시 활동량과 압박의 약점을 흐름에 맞는 움직임으로 보완한다. 슈팅능력이 좋은 선수가 스크린을 받으면 헷지를 가고, 반칙 개수가 많은 동료에겐 순간적으로 헬프를 들어간다. 에너지 소모를 효율적으로 하기 때문에, 공수에서 응집력 높은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체력이 많이 떨어지지 않는 장점도 있다.
때문에 본 헤드 플레이가 거의 없고, 경기흐름을 KGC에 유리하게 끌고가는 장점이 있다. KGC가 이번 플레이오프의 강력한 다크호스, 심지어 챔피언결정전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실제 설린저 합류 이후, KGC의 경기력은 레벨이 달라졌다.
그렇다면 설린저는 어떻게 엄청난 '리드&리액트' 능력을 갖게 됐을까.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커리어 내내 같이 뛴 선수들이 라존 론도, 케빈 가넷 등이었다. 아버지가 고교 감독이기도 했다. 동료, 가족과 함께 쌓아온 커리어가 있다"라고 했다.
수준이 남다른 특급스타들과 함께 뛰면서, 자신의 클래스도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그러나 단순히 경험만 쌓는다고 리드&리액트를 잘 하는 건 아니다. KBL과 WKBL을 보면, 모든 베테랑이 설린저처럼 하지는 못한다.
설린저는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려고 노력했다. 비디오세션이나 연습경기, 벤치에서 동료의 경기를 보면서 노력했다. 선수들끼리 계속 얘기하면서 듣는 것도 중요하다. 충고를 해주면 배울 수 있다. 정신적으로 성숙하게 됐다"라고 했다.
단순히 경험에 그치지 않고, 학습과 연구라는 일종의 노력하는 과정을 덧붙였다는 뜻이다. 물론 설린저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라고 했다. 리드&리액트 능력을 키우기 위해 무조건 설린저의 방식을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전자랜드 조나단 모트리도 공격에선 리드&리액트가 좋다. 설린저와 비슷한 얘기를 했다. KBL을 충분히 연구하면서 경기력을 올린다. "KBL은 피지컬한 리그다. 몸싸움을 하면서 내 슈팅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이제 적응했다"라고 했다.
리그의 수준, 특성에 따라 팀에 기여하고,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학습과 노력은 필수다. 모트리는 "대학 시절까지 더블팀과 트리플팀을 많이 당했다. 그런 상황서 팀이 이기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생각과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데 NBA에서 뛸 때는 수억원을 받는 공격형 선수가 많았다. 그런 선수들 사이에서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연구했다"라고 했다.
KBL은 10일부터 6강 플레이오프에 들어간다. 설린저라는 클래스가 다른 선수가 순간적 선택이 매우 중요한 단기전서 어떻게 경기흐름을 읽고 반응하는지 지켜보고, 또 그게 시리즈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봐야 한다. KGC의 6강 플레이오프 상대 KT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설린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