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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문경은 감독 현역 시절만큼 올라온 것 같다."
KGC 전성현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KBL 최고의 슈터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군 복무를 하기 전부터 외곽슛 능력은 탁월했다. 그러나 군 복무 후, 특히 올 시즌 막판부터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이젠 수비수가 막기 힘든 레벨로 진화하고 있다.
올 시즌 정규경기 51경기서 평균 11.4점에 3점슛 성공률 39.5%였다. 지난 시즌 전역 직후 12경기(41.9%)보다 살짝 떨어졌다. 다만, 시즌 초반 잔부상과 늘어난 표본을 감안할 때 위력은 여전했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이번 봄 농구 8경기서 평균 12.4점에 3점슛 성공률 38.0%.
제러드 설린저와 오세근의 스크린, 핸드오프에 의한 전성현의 3점슛은 KGC 최고의 무기다. 움직이는 과정에서 공을 잡자마자 슛으로 연결하는 스피드와 간결함, 안정적인 밸런스가 리그 최고다. 어지간한 컨테스트에도 슛 밸런스가 흔들리지 않는다. 오픈 찬스에선 백발백중.
KT와 현대모비스는 전성현을 묶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별 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KCC의 경우, 김지완이 1차전서 파이트스루로 그림자 마크를 지시 받았으나 집중력이 떨어졌다. 전창진 감독은 "다른 선수들에겐 헬프 사이드 움직임을 지시했는데, 김지완만 지시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나마 2차전서는 효율적으로 봉쇄했다. 전성현은 3점슛 5개를 던져 1개도 넣지 못했다.
그래도 2차전 부진이 이번 봄 농구 전체의 활약을 가릴 수 없다. 슈터는 필연적으로 기복과 집중견제를 안고 가야 한다. 기복을 최소화하는 게 숙명이다. 챔프 1차전의 경우, 수비수가 달라붙자 슛 페이크로 속이고 돌파, 뱅크슛 등 미드레인지 게임으로 공략하기도 했다. KCC는 설린저와 오세근의 하이&로 게임과 연계플레이를 막기도 버거운데 전성현까지 터지면 정상적인 수비가 쉽지 않다. 1차전서 그랬다.
김승기 감독은 "전성현은 업그레이드 됐다. 슛을 못 쏴서 답답해지면 치고 들어가서 마무리하는 기술을 보여준다.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점점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슛만 좋은 선수, 수비는 못하는 선수, 비어있으면 들어가지만 만들어서 던지지 못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문경은 전 감독의 현역 시절만큼 올라온 것 같다"라고 했다. 현 시점에선 KBL 최고 슈터로 가는 길목에 들어섰다고 봐야 한다.
전성현은 "슛은 항상 자신 있었고, 3점 라인에서 좀 더 여유가 생겼다. 수비수를 보면 이 선수가 어떻게 할지 보이니까 여유가 생겼다. 아예 3점슛을 안 주려는 디펜스라는 걸 알기 때문에 조그마한 페이크에도 속는다. 그걸 이용한다. 패스까지 하면 더 잘할 것 같은데 패스는 아직 힘들다"라고 했다.
물론 설린저와 오세근(스크린&핸드오프), 문성곤(공격리바운드 가담) 등 KGC는 전성현이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멤버구성이긴 하다. 전성현만 집중견제를 받기 힘들다. 본인 역시 "여기서 못하면 바보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챔프 2차전 부진이 잔여 챔프전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
사실 프로 입단 후 극적인 기량 '레벨 업'을 이루는 선수는 많지 않다. 전성현의 노력과 함께, 슛 밸런스를 잘 잡아주기로 유명한 손규완 코치의 도움 없이는 이 정도 레벨로 성장하기 힘들었다. 문경은 전 감독이 거론될 정도라면, 전성현은 슈터로서 성공한 게 맞다. 이번 봄 농구에서 KBL 최고슈터 계보가 뚜렷해졌다. 전성현의 손끝은 챔피언결정전의 남은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전성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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