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열흘 채웠다고 해서 (1군)올리는 건 아닌 것 같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4월23일 고척 SSG전을 앞두고 통렬한 자기비판을 했다. 7연패에서 탈출한 직후였다. 초보감독인 자신의 시행착오로 일부 선수들이 부진했고, 팀도 7연패에 빠졌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고정관념을 깨겠다"라고 했다.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의 과감한 포수 기용, 이정후와 박병호의 과감한 타순 변화, 공격적인 투수쿄체 등 실제 홍 감독은 자신의 믿음 혹은 신념을 바꿔서라도 팀이 반등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키움은 7연패 이후 8승4패로 회복세다. 최근 3연속 위닝시리즈 포함 8경기 6승2패의 상승세다.
이 과정에서 초보답지 않은 가장 과감한 결정이 간판타자 박병호와 외국인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의 1군 말소였다. 박병호는 4월26일, 프레이타스는 5월7일에 각각 2군으로 내려갔다. 이유는 부진한 타격이었다.
1년차 감독이 간판타자와 외국인타자의 2군행 결정을 내리는 건 절대 쉬운 게 아니다. 더구나 시즌은 여전히 극 초반이다. 믿음을 주면서 기다릴 수도 있는 게 야구다. 그러나 홍 감독은 4월23일 자신의 발언 이후 확실히 과감해졌다.
홍 감독은 박병호를 두고 "열흘이 지났다고 해서 곧바로 다시 올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로 1군에서 말소된 지 열흘이 지났으나 홍 감독은 아직 박병호를 1군에 올리지 않았다. 박병호의 퓨처스리그 성적을 보겠다는 게 아니라 본인이 만족스러운 준비과정을 거쳤는지, 2군 현장의 견해는 어떤지 등을 종합해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다.
프레이타스에게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홍 감독은 이날 인천 SSG전이 미세먼지로 취소된 뒤 "본인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박병호와 마찬가지로 열흘을 채우고 바로 올리는 건 아닌 것 같다. 1군에 올라와도 괜찮다는 보고를 받으면 올릴 것이다"라고 했다.
박병호와 프레이타스를 향한 믿음이 강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홍 감독은 "박병호는 워낙 성실한 선수다. 올해 주장을 맡고 내가 실수한 부분도 있었다. 팀이 안 좋은데 주장으로서 모든 걸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고 나도 책임을 통감했다. 팀을 위한 플레이도 좋은데 본인의 성적이 살아나는 게 팀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정리하고 올라오길 바란다"라고 했다.
프레이타스의 경우, 2019년 마이너리그에서 커리어하이를 찍었던 것에 대한 믿음이 있다. 홍 감독은 "본인만의 루틴이 확실하다. 미국에서 여러 경험을 한 선수다. 그런 것으로 얘기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스스로 기술적으로 올라오고 확신이 서면 올릴 것이다"라고 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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