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더 잘 던지고 싶었을 것이다"
이영하는 지난 2019년 29경기에 등판해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팀 통합 우승 두산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20시즌 갑작스럽게 부진을 겪기 시작했고, 마무리 투수로 보직까지 변경했다. 하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이영하는 다시 선발 투수로 새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4월 4경기에 등판해 15이닝을 던지며 20실점(19자책) 평균자책점 11.40으로 반등에 실패했다. 기술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는 주된 요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에게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주기로 했다.
이영하는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받았고 지난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8차전 원정 만대결에서 복귀전을 가졌다. 지난 4월 25일 NC전 이후 45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다.
기대가 컸을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이영하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 타선을 상대로 3⅔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4볼넷 3탈삼진 6실점(6자책)으로 부진했다. 분명 경기 초반의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마쳤고, 2~3회 각각 1실점을 기록했지만, 무난한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4회가 문제였다. 이영하는 4회말 시작과 동시에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내는 등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두 번의 밀어내기 볼넷을 포함해 4점을 헌납했다. 이영하는 경기 초반 타선이 뽑아준 5점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 감독은 "(이)영하가 초반 직구 구속도 좋고, 밸런스도 좋았다. 하지만 한동희가 나왔을 때 필요 이상으로 변화구를 던지면서 밸런스가 흐트러진 것 같다. 직구 구속도 워낙 좋고, 제구도 좋았다. 승기를 잡았으니 빠른 템포로 승부하면 더 좋지 않겠나 했다. 직구 던진다고 다 치는 것은 아닌데, 4회에 몸 쪽 사인에 변화구 제구가 안되면서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물론 결과가 아쉬웠지만, 사령탑은 가능성을 봤다. 그는 "더 잘 던지고 싶었을 것이다. 경기 초반에 밸런스도 좋고, 구속도 오르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다음에 한 번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추후 등판에서 보여줄 모습을 기대했다.
김 감독은 "오랜만에 던졌는데, 좋은 밸런스를 유지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영하 정도면 그런(만루) 상황을 만들면 안 된다. 볼넷은 승부가 안 되는 것이다. 카운트를 잡는 것이 힘들다면 빨리 승부구를 던져야 한다. 하지만 좋아질 것 같다. 공 던지는 것을 봐서 추후 쓰임새를 어떻게 가져갈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두산 베어스 이영하.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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