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오지환이 수비를 가장 잘하지 않습니까?"
LG 오지환이 도쿄올림픽 한국 야구대표팀 주전유격수를 '예약'했다. 심우준(KT), 하주석(한화), 노진혁(NC) 등 유력후보들을 제쳤다. KBO가 16일 발표한 최종엔트리 24인에 유격수는 오지환과 김혜성(키움) 뿐이다. 현실적으로 내야 전 포지션에 외야까지 가능하고, 발도 빠른 김혜성은 대수비와 대주자 롤에 가깝다. 그렇다면 주전 유격수는 오지환이라고 봐야 한다.
김경문 감독도 16일 기자회견서 오지환의 수비력을 인정했다. 경기감독관으로 16일 고척돔을 방문한 김시진 KBO 기술위원장도 "수비를 잘 하는 유격수들이 있는데, (김경문 감독이)타구를 잡은 뒤의 스로잉 능력을 봤다"라고 했다. 리그 유격수들 중 송구 능력이 가장 좋다는 뜻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오지환은 16일 고척 키움전까지 WAA(대체선수대비 수비승리기여도) 0.784로 압도적인 리그 1위다. 그만큼 오지환이 수비로 LG에 좋은 영향을 많이 미쳤다는 의미. 427⅔이닝 동안 단 6개의 실책만 범했다.
과거 오지환은 어깨가 좋지만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3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발탁 당시 논란이 일어난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러나 3년이 지난 뒤 오지환은 더 이상 수비력에 대한 논란이 없다.
오지환은 16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대표팀 발탁)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다. 나보다 수비를 잘 하는 선수가 많다. 마음 속으로는 대표팀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라고 했다. 최근 김 감독이 잠실에서 LG 경기를 봤을 때 호수비를 보여준 것에 대해 웃으며 "의식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게 타구를 오라고 할 수도 없었다. 내 플레이를 보여줬다"라고 했다.
오지환도 LG에서 주전유격수로 꽤 오래 뛰었다. 경험과 함께 요령과 노하우가 쌓였다. "3년 전에는 도전적인 자세였다. 실수하더라도 과감한 시도를 했다. 이젠 (노하우)정립이 돼서 확률적 선택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확률적 선택'은 무슨 의미일까. 스로잉을 예로 들었다. "어릴 때는 무조건 강한 송구를 했다. 강한 어깨로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 그러면 사람들이 좋아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강한 송구 때문에 실수도 많이 나온다는 걸 최근 몇 년에 걸쳐 느꼈다"라고 했다.
타구의 성격과 경기의 흐름, 타자 주자의 주력 등을 감안해 송구의 강도를 조절하고, 정확성을 기한다. 즉, 송구에 디테일을 가미했다. 오지환은 "진짜 강하게 던져야 할 때, 정확하게 던져야 할 때를 판단할 수 있게 됐다. 주자의 주루 능력을 보고 '이 타구를 잡으면 어느 타이밍에 아웃을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이미지트레이닝을 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의 공개적인 칭찬이 당연히 기분 좋다. 오지환은 "수비 기여에 대해 말씀해주셔서 뿌듯함이 있다. 실수가 많았던 선수라 재평가 받는 기분이다. 기대되고 설렌다"라고 했다. 이제 올림픽 개막까지 다치지 않고 컨디션 관리를 잘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오지환은 "대표팀은 꿈의 자리와도 같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고3이었다. 눈으로 선배님들이 하는 걸 봤다. 올림픽은 아시안게임과 마음가짐이 다르다. 팬들 시선도 높아졌다. 3년 전에도 '꼭 대표팀에 한번 더 들어가고 싶다'라고 생각했는데 또 도전할 수 있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잘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오지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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