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볼넷 줘도 된다."
SSG 김원형 감독은 미완의 선발투수들에게 최대한 단순하게 접근한다. 5이닝 이상 투구, 퀄리티스타트를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스트라이크를 던져라", "자신 있데 던져라"고 한다. 해당 투수들이 자신의 능력만 보여주면 OK다.
샘 가빌리오가 2일 인천 롯데전서 1군에 데뷔한다. 현 시점에서 선발 나머지 두 자리의 주인공은 여전히 알 수 없다. 단, 최근 김원형 감독의 기용 패턴을 보면 이태양과 김정빈, 정수민이 어느 정도 점수를 받은 듯하다.
김 감독은 지난달 29일 인천 삼성전을 앞두고 이태양과 김정빈을 향해 '핀 포인트' 조언을 했다. 이태양은 지난달 22일 인천 LG전서 5이닝 10피안타(5피홈런) 2탈삼진 1볼넷 9실점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창원 NC전서는 6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했다.
한동안 전문 불펜투수로 뛰었다. SSG 이적 후에도 그랬다. 올 시즌에는 베테랑 김상수, 좌완 김태훈과 함께 필승계투조에 속했다. 그러나 이제 이태양은 선발로 자리매김할 기세다. 시즌 중 불펜에서 선발 전환이 결코 쉽지 않다. 투구수를 늘리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난 세 경기서 최소 5이닝을 막아냈다. 16이닝 16피안타 10자책 평균자책점 5.63.
최대 장점은 주무기 포크볼을 앞세운 공격적 피칭이다. 투수가 갖춰야 할 최우선 덕목. 그런데 왜 최근 극과 극의 결과가 나왔을까. 커맨드와 컨트롤이 좋지 않은 날에도 공격적으로 투구한 게 화근이었다.
김 감독은 "태양이의 장점은 공격적인 투구다. 그러면 타자도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나온다. 그날 구위와 제구가 좋으면 괜찮은데 LG전 같은 경우 포크볼이나 슬라이더가 덜 떨어졌는데 공격적으로 던지면서 타자에게 맞춰주고 말았다. 그러면서 장타를 많이 허용했다"라고 했다.
다른 선발투수에겐 "70구로 4~5이닝"을 기대하지만, 이태양에겐 "70개로 3이닝"이라고 했다. 즉, 이닝 당 투구수가 늘어나도 신중한 투구를 해달라는 주문이다. 김 감독은 "변화구를 낮게 던져야 한다. NC전서 초구와 2구에 변화구로 몸쪽 승부를 한 게 좋았다. 태양이도 구위로 승부할 수 있는 투수는 아니다. 포크볼과 슬라이더가 타자 무릎 높이에 들어가야 타자가 직구 타이밍에 방망이를 돌려도 정타가 안 나온다"라고 했다.
또한, 김 감독은 이태양이 주자가 없을 때보다 있을 때 실투 비중이 높다고 평가했다. 결론은 역시 낮은 제구다. 김 감독은 "포크볼이 더 떨어져야 하는데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서 맞는다. NC전은 주자 한 명만 내보냈으니 잘 한 것이다"라고 했다.
김정빈은 이태양보다 좀 더 고전한다. 지난달 26일 창원 NC전서 3이닝 6피안타(피홈런) 3탈삼진 3볼넷 7실점했다. 올 시즌 4경기 모두 선발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9.45. 그러나 김 감독은 "한번 더 기회를 줄 것이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김정빈에겐 볼넷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리라고 주문했다. "마운드에서 '볼넷을 주면 안 돼'라는 강박을 갖고 있다. NC전 다음날 '볼넷을 줘도 상관 없다'고 했다. 마운드에서 자신 있게 던져야 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김정빈이 전력투구를 하길 기대했다. 스트라이크를 의식, 변화구를 가볍게 던지다 힘이 떨어져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들어가면 장타 허용 확률이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김 감독은 "괜히 무브먼트를 신경 쓰다 힘이 떨어지면 직구 타이밍에 나오는 스윙에 걸린다. 마운드에선 스트라이크를 넣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타자를 잡는 게 중요하다. 볼넷을 줘도 된다"라고 했다.
올 시즌 김정빈은 13⅓이닝 동안 14볼넷을 기록했다. 볼넷을 줄여야 하는 건 맞다. 그러나 김 감독은 '무조건 볼넷을 안 내줘야 해'라는 마음가짐이 능사가 아니라고 봤다. 일종의 역발상 접근이자 김정빈에게만 할 수 있는 핀 포인트 조언이다.
[이태양(위), 김정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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