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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이성민이 '제8일의 밤'으로 색다른 연기 변신에 나서며, 소회를 밝혔다.
이성민은 6일 오후 화상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달 2일 넷플릭스 영화 '제8일의 밤'(감독 김태형)으로 전 세계 190개국 시청자들과 만나며, 작품과 관련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풀어냈다.
'제8일의 밤'은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 세상에 고통으로 가득한 지옥을 불러들일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벌어지는 8일간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2500년 전, 인간들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지옥문을 열려고 했던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을 붉은 눈과 검은 눈으로 나눠 가두었다는 부처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하는 이 작품은 연출·각본을 맡은 김태형 감독의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극 중 이성민은 박진수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박진수는 죽은 자의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으로, 저승으로 가지 못한 불쌍한 영혼들을 안내해 주는 일을 하던 전직 승려. 귀신을 천도해야 하는 운명을 거부하고 은둔해 살고 있었지만, 하정 스님(이얼)이 보낸 동자승 청석(남다름)으로부터 '그것'이 깨어나려고 한다는 것을 듣게 된다. '지키는 자의 운명'을 거역하지 못하고 결국 봉인해제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다른 사람들은 없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영혼을 천도해야 하는 운명, 그리고 베일에 가려진 슬픈 과거로 독특한 정서를 가진 박진수는 이성민을 만나 더욱 입체적인 캐릭터로 변모했다. 심도 깊은 고뇌와 과거에 대한 불안을 디테일하게 표현하고자 한 그는 박진수의 카르마가 무엇인지 고민하며 인물에 살을 붙여나갔다. 섬세한 연기로 설득력 있게 극을 이끌어나가며 '제8일의 밤'을 완성시켰다.
이날 이성민은 '제8일의 밤' 출연에 대해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이, 우리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과연 진짜인가, 우리가 보는 것이 전부일까 그런 것들에 관심을 두고 있을 때 '제8일의 밤' 대본을 접했다. 굉장히 흥미진진한 작업이 될 거라 생각했다"라고 남다른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 세계 공개가 실감이 잘 안 난다. 특이했던 건 공개된 날 바로 아내가 집에서 감상하고, 또 주변에서 응원 문자를 많이 받았다는 거다. 이 부분이 극장에서 소개됐을 때랑 다른 지점인 것 같다. 낯설고 새로운 경험이었다"라고 넷플릭스 진출 소감을 밝혔다.
또한 이성민은 "'제8일의 밤'은 다루고 있는 이야기가 좀 더 철학적이다.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되묻는 이야기인 거 같다. 이 영화를 단순히 오컬트 장르로만 보지 마시고 깊이 있는 드라마로 봐주시면 좀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꼭 무서워야 하는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내세웠다.
이어 "'제8일의 밤'을 찍고 장르 영화를 더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묘한 판타지 같은 지점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아역 출신에서 어느 덧 올해 나이 스무 살이 된 후배 남다름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성민은 "남다름은 그전에 드라마에선 제 아들로 나왔었는데 당시 사춘기였다. 그때 그 친구가 배우로서 고민이 많았던 때였고, 제게 털어놓기도 했었다. 남다름이라는 배우가 성인이 돼서도 계속 배우할 거라고 예상했었고, 그런 준비를 하는 데 있어 많은 고민을 하는 시기에 만났던 기억이 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8일의 밤'이 남다름에겐 좋은 발판, 성인 연기자가 되기 위한 새로운 도약이 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많은 상의를 하면서 작업했다. 남다름이 연기한 청석이 어떤 캐릭터보다 잘 표현됐다고 생각하고 남다름이라는 배우의 매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남다름이 굉장히 점잖은 애어른 스타일인데, 밥 먹을 때 보면 아기다. 애들이 싫어하는 음식은 안 먹는다. 천상 그 나이 또래 친구다. 근데 배우를 해서 그런지 평소엔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거다. 그걸 깨주고 싶었다. 청석 캐릭터가 좀 귀엽게 나왔으면 해서 남다름과 더 많은 상의를 한 거다"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이성민은 "남다름이 현장에서 굉장히 많이 졸았다. 촬영 당시 고2 때였나, 그래서 공부도 해야 하고 촬영도 해야 하니까 피곤했을 거다. 밤만 되면 졸아서 제게 (남)다름이 자는 사진이 무지하게 많다. 하지만 낮엔 쌩쌩하게 멋있게 있었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연기 경력 30년 차를 훌쩍 넘겼지만, 여전히 뜨거운 열의를 드러내며 감탄을 자아내기도. 이성민은 "새로운 작품이 공개될 때마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늘 고민하고, 늘 예민하다. 준비할 때마다 노력하고 관객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애쓴다. 그것이 어쩌면 배우들 모두의 근원적인 고민, 고뇌일 거다. 그리고 책임일 것이고. 어느 순간 작품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고민하게 되고 그렇다. 이게 또 배우로서의 숙명이기에 잘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런 거에 대해 크게 스트레스 안 받으려 한다. 우리가 해야 할 당연한 일이다"라고 전했다.
[사진 = 넷플릭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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