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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사람들은 오직 금메달 밖에 기억하지 못한다. 어느 개그맨의 말처럼 ‘일등만 기억하는 이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처럼...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서는 금메달도 있고 꼴지도 있는 법. 그 사이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 땀, 피가 뒤범범되어 있다.
이제 탈도 많고 말도 많고 여전히 불안불안한 도쿄 올림픽의 날이 밝았다. 마이데일리에서는 금메달만 기억하는 세상이 아니라 2등도 3등도 기억해주는 세상을 바라는 마음에서 안타깝게도 2등을 해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5명의 짠한 메달 리스트를 뽑았다(순서는 별의미 없다).
1)2004년 아테네 여자 핸드볼:'덴마크의 높은 벽'
여자핸드볼만큼 짠한 은메달이 또 있을까싶다. 덴마크가 미웠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두번이나 우리 여자 핸드볼 팀의 금메달을 막아버렸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결승전. 한국은 덴마크와 두차례 연장전까지 간 후 승부던지기까지가며 선전했지만 결국 2-4로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그 유명한 영화 '우생순'의 모티브가 된 대회가 바로 이 아테네였다. 4년이 지난 훗날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재탄생했고 400만 관객이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훔쳤다.
이에 앞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결승전서도 한국은 덴마크에 져 은메달에 그쳤다. 김미심, 김랑, 김은미, 김정미, 김정심, 문향자, 박정림, 오성옥, 오영란, 이상은, 임오경, 조은희, 한선희, 홍정호 등으로 이뤄진 대표팀은 덴마크에 33-37로 패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특히 서울과 바르셀로나에 이은 3연패의 꿈도 무산됐다.
2)이봉주, 1996년 애틀랜타 남자 마라톤: '아~ 통한의 3초'
아마도 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쫄깃한 마라톤 승부였을 것 같다. 당시 이봉주는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이어서 내심 금메달까지 바라봤다.
하지만 조시아 투과니(남아공)에게 단 3초 뒤져 아깝게 금메달을 놓쳤다. 두시간 넘게 달렸는데 고작 3초라니... 태극기를 망토 삼아 걸치고 트랙을 도는 얼굴에 짠함이 묻어났다. 보는 사람도 아쉬운데 당사자는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3)양태영, 2004 아테네 기계체조 남자 개인종합:'판정 환장하겠네'
정확히 말해 '짠한' 동메달리스트. 억울하게 금메달을 놓친 것만 따지면 역대급 케이스라서 도저히 뺄 수 없었다. 금메달급 연기를 펼치고도 폴햄(미국)에게 빼앗겼다. 평행봉 스타트를 할 때 10점 만점 동작을 선보이고도 석연치 않게 9.9점을 받았다. 아마도 이 경기를 본 많은 사람들이 햄이라는 이름이 붙은 음식은 젓가락 조차 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4)남현희 2008 베이징 여자 플뢰레: '여제에게 없는 올림픽 금메달'
'땅콩 검객'이자 '펜싱 여제' 남현희. 각종 국제대회에서 딴 메달 개수만 99개. 그녀는 한국 스포츠를 빛낸 전설이다.
그런 남현희에게 유일하게 없는 게 올림픽 금메달. 2008년 베이징 여자 플뢰레 결승서 라이벌 발렌티나 베잘리(이탈리아)에게 1점 차로 졌다. 여자 펜싱 최초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였다. 이것도 자랑스러운 메달이었지만 살짝 안타깝기도 했다.
5)신아람, 2012 런던 펜싱 여자 에페 준결승: '멈춰버린 1초'
피스트에 주저앉아 울부짖던 신아람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연장 1초 남기고 브리타 하이데만(독일) 공격을 세 번 연속 막았는데 그 사이 1초가 안 흘렀다. 그 유명한 '멈춰버린 1초' 사건. 결국 단체전 은메달로 보상 받았지만 그 1초만 보상받았으면 최소한 은메달 한개는 더 추가했을 신아람이었다.
[사진= 마이데일리 DB,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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