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 한국과 일본이 맞붙는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의 날이 밝았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13년만인 4일 저녁 7시 한-일전이 열린다.
한국 대표팀의 김경문 감독과 일본 대표팀의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도 이번 한-일전이 올림픽 리턴매치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때 대결한 바 있다. 김 감독은 사령탑으로, 이나바 감독은 선수로 한일전에 뛰었다.
이나바 감독은 베이징 올림픽때 일본 대표팀의 우익수였다. 준결승전 한-일전을 보자. 8회 이승엽의 역전 투런 홈런 타구를 쫓아가다 펜스앞에서 포기하고 고개를 젖혀 공을 바라보던 우익수를 기억하는가. 그가 바로 이나바 감독이다.(위 사진 참조) 한일전에서 패하면서 결국 일본은 베이징 올림픽서 노메달의 수모를 안았다.
이나바 감독은 일본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한국전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이나바 감독은 한국과 4번만나 전승을 거두었다.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2승, 2019년 프리미어 12에서 또 2승을 거두었다.
공교롭게도 프리미어 12 한국대표팀 사령탑이 바로 김경문 감독이었다. 슈퍼라운드 최종전서 8-10으로 패한 '김경문호'는 결승전에서도 3-5로 역전패, 결국 두번 모두 일본, 이나바 감독에게 패했다.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복수전인 셈이다.
'베이징 복수'에 나선 이나바 감독은 지난 2일 스포츠 호치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때의 빚은 올림픽으로 갚겠다"라고 밝혔다. 미국전을 앞두고 한 말이지만 이나바 감독은 한국전에도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아니 한국전에는 '복수의 칼'을 더 갈 것임이 틀림없다.
일본은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나섰지만 준경승전에서 한국에 패한 후 동메달 결정전인 미국전에서 4-8로 져 노메달로 귀국했다. 한국만 이겼더라면 최소한 은메달이었으니 이나바 감독 입장에서는 한국에 진 것이 더 치욕으로 느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나바 감독은 3일 저녁 미국을 꺾은 후 한일전이 성사되자 한국전에 대한 속내를 드러냈다. "흔들리지 않고 돌진하면 된다. 한국을 이기지 못하면 금메달은 사라진다." 베이징에서 노메달의 치욕을 겪은 그의 굳은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김경문 감독. "올림픽의 빚은 올림픽에서 갚겠다"는 마음가짐으로 4년간 칼을 간 이나바감독. '도전'과 '응전'에 나선 두 사령탑 중 과연 누가 웃을까?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한국을 꺾고 우승한 이나바 감독. 사진=AFPBBNews, 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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