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0일 재개되는 2021 KBO리그 최대 관심사는 과연 LG가 1994년 이후 27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내는 것인가이다. LG가 200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1번(2006시즌 LG가 최하위여서 1번 지명권을 가짐)으로 지명해 프랜차이즈 선수로 아꼈던 광주제일고 출신 투수 정찬헌(31)을 내주고 LG가 사실상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버린(?)’ 2루수 서건창(32)을 데려왔기 때문이다.
정찬헌은 올시즌에도 6승을 기록하며 현재 LG의 2위 성적에 기여하고 있었고 LG 통산 11시즌 동안 40승44패 46세이브(28홀드) 평균 자책점 4.80을 기록주인 수준급 투수이다. 선발 불펜 마무리를 다 할 수 있어 분명히 팀에 꼭 필요했다.
그러나 LG는 한국시리즈 우승, ‘지금 이긴다!(WIN NOW)'를 위해 2루수 보강이 절실했고 결국 좋은 투수를 내주는 결단을 내렸다.
더욱 주목할 것은 서건창은 최악의 경우 4달 밖에 쓰지 못할 선수이다. 올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돼 LG와 재계약을 한다는 보장이 없다. 어쩌면 서건창은 LG의 ‘우승 청부사’인지도 모른다.
차명석단장이 서건창을 트레이드해오는 배경을 설명하면서 의미 있는 말을 했다. ‘서건창은 과거 잠시 LG 소속이었던 선수’라고 했다.
이광환감독의 LG는 1994년 한국시리즈에서 정동진감독이 이끈 태평양에 4연승 무패 승리를 거두고 우승했다. 1990년 이후 2번째 정상 등극이었다. 1990년 1994년 LG의 한국시리즈 우승 MVP는 모두 투수 김용수가 선정됐다.
세월이 흘러 이광환감독은 자신의 야구박물관이 있는 제주도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고 정동진감독은 건강 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LG는 무려 27년 째 우승에 목말라 하고 있다. 성적을 내야 한다는 조급함이 늘 구단 프런트와 감독을 압박했고 때로는 선수 육성까지 포기하며 트레이드나 거물 FA 영입에 집중했다.
서건창은 2008시즌 신고 선수로 LG에 입단한 선수이다. 이번에[ 트레이드 상대가 된 투수 정찬헌과 광주일고 동기생 친구로 알려져 있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두 선수의 운명은 극명하게 갈렸다. 정찬헌이 계약금을 받고 자신을 지명한 LG에 입단한 반면 서건창은 어떤 팀도 불러주지 않아 신고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서건창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 기회마저 포기했다.
연습생 신분인 신고선수로 LG에 입단한 서건창은 6월에 등록을 하고 정식 선수가 됐으나 고작 1경기 출장, 1타석에서 삼진을 당하고 방출됐다. 서건창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는 육군에 현역 입대해 3년 가까이 병역의무를 다했다. 2009~2011년 서건창의 야구 기록은 없다.
제대후 서건창은 당시 넥센 히어로즈에 태스트를 받고 다시 신고 선수로 입단했다. 그 해 2012시즌 서건창은 신인왕에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14시즌에는 201안타를 쳐 KBO리그 첫
‘단일 시즌 200안타’ 신기록을 작성했다.
LG 구단에는 서건창을 버렸는지 포기했는지 단 1경기에 출장시켜보고 더 기회를 주지 않고 방출한 것은 ‘흑역사’로 남아 있다.
LG는 우승을 위해 1라운드 1차지명에 계약금을 주고 프랜차이즈 선수로 키워온 정찬헌을 보내고 신고 선수로 한번 써보고 방출한 서건창을 영입했다. 과연 LG는 우승을 할 수 있을까?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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