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 안산서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배구 선수 생활을 시작한 김연경. 김연경은 원곡중학교, 수원한일전산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흥국생명에 입단 프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일본, 터키, 중국 등에서 활약하며 '월드클라쓰' 배구 선수로 성장했다. 김연경은 어릴 적 키가 크지 않아 축구 선수로 전향을 심각하게 고려할 정도였다.
하지만 김연경은 결국 배구 선수의 길을 선택했고 지난 도쿄 올림픽 당시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을 훔친 ‘배구 여제’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어릴때부터 공놀이를 좋아했다는데?
“또래 여자 아이들과 다르게 운동장에서 뛰어 노는 게 좋았다. 농구, 축구 등 종목을 가리지 않았다. 남자 아이들은 그 누구보다 승부욕을 발휘하는 나를 자연스럽게 경기에 끼어 주었고 함께 공을 차고 놀았다.”
-배구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엄마 손잡고 배구선수였던 큰 언니가 다니던 학교 체육관에 간적이 있었다. 그때 감독님이 나를 한번 슥 보더니 공을 받아보겠냐고 물었다. 그것이 배구와의 첫 인연이었다.”
-곧장 배구 선수가 되었나?
“처음 부모님은 ‘절대 배구는 안된다’며 완강하게 반대했다. 첫째 언니가 배구선수였는데 체벌 때문에 힘들어해 결국 그만두어서다. 그래도 나는 기회 있을 때 마다 졸라서 결국 승낙을 받았다. 대신 엄마는 나와 손가락을 걸며 절대로 중도포기하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어릴 때 체벌도 견뎌냈다고 한다.
“하루는 엄마와 목욕탕에 갔을 때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허벅지에 멍이 든 것을 동네 아주머니들이 보고 엄마가 때린 것으로 오해했던 것이다. 나는 배구가 좋았기 때문에 이런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을 견뎌냈다.”
-고등학교 진학 때까지 키가 작았다는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유년시절 가장 자주들은 말은 ‘쉬는 동안 키 좀 크고 있어라’였다. 키가 작은 탓에 주전은커녕 교체 기회도 가뭄에 콩 나듯 했다. 그래서 나의 포지션은 ‘벤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엄마한테 ‘어디 키 크는 약 없어’라고 물을 정도였다.”
수원 한일전산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연경은 흥국생명 입단 당시 키가 192cm였다. 고등학교 때 거의 30cm가량 큰 것이다. 작은 키 콤플렉스가 큰 키 콤플렉스가 됐다. 지금은 고인이 된 황현주 흥국생명 감독은 “연경이가 가장 싫어하는 질문이 키가 몇이냐는 것이다”라고 귀띔해 주었을 정도였다.
-키가 작아서 축구 선수로 종목을 바꿀까라고 생각했다면서?
“나처럼 키가 작은 친구와 함께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미 선배중에 축구로 전향하여 활동하는 모습을 보았기에 축구 선수를 할까 생각했다.”
‘순간의 선택이 미래를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중학교 시절 김연경이 축구 선수로 전향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오늘날 ‘월드클라쓰’ 김연경은 없었을 것이니 말이다.
-배구 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아마 전기 기술자나 미용사 혹은 목수처럼 기술을 배워 전문직으로 살아갔을 것 같다. 나는 두손으로 직접 일을 하고 땀 흘린 만큼 정직한 결과가 나오는 일에 매력을 느낀다.”
이 기사는 최근 개정판을 낸 김연경의 ‘아직 끝이 아니다’라는 에세이를 바탕으로 만든 가상 인터뷰이다.
[사진=마이데일리 DB, 김연경 '아직 끝이 아니다' 표지.]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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