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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선수출신 단장, 올 시즌 후 운명은...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 2014시즌 뉴욕 양키스를 제치고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 구단이 됐던 LA 다저스의 마크 월터 구단주는 LA 다저스가 세인트루이스와의 2014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패해 일찌감치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하자 네드 콜레티 단장(GM)부터 경질했다.
그리고 돈 매팅리 감독(Manager)의 거취에 대한 결정은 유보해 놓았다. 그 이유는 팀 성적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될 새로운 단장의 판단에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단장은 자신이 영입한 감독에 대해 책임을 진다. 전임 단장이나 구단주 쪽에서 선택한 감독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2005년 11월16일 LA 다저스의 10대 단장으로 취임한 그는 9시즌을 마치고 사장 자문역으로 물러났다.
LA 다저스의 마크 월터 구단주와 구겐하임 그룹 경영진은 팀을 이끌 새 단장을 찾기 시작했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앤드류 프리드먼을 영입했다.
메이저리그 현장에서 10시즌을 취재한 경험이 있는 글쓴이도 LA 다저스의 결정에 놀랐다. 어쩌면 여전히 한국적인 사고와 시각으로 메이저리그와 미국 사회를 평가하고 있다는 어리석음을 스스로 느꼈다.
‘잘린’ 네드 콜레티 단장은 1954년생으로 60세였다. 그런데 단장이 아니고 LA 다저스 구단이 신설한 ‘야구 부문 사장(President of Baseball Operations)’으로 영입된 앤드루 프리드먼은 1976년 생으로 만 38세에 불과하다. 네드 콜레티 단장의 아들 뻘이다.
야구 부문 사장은 마크 월터 구단주가 앤드류 프리드먼을 위해 특별히 만든 자리이다. 그만큼 구단 경영진은 젊은 프리드먼을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아마도 탬파베이 단장(부사장 겸임)이었던 프리드먼은 아무리 빅 마켓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LA 다저스에서 오라고 하더라도 같은 급인 단장으로 갈 생각은 없다고 버텼을 것 같다.
앤드류 프리드먼은 야구 장학생으로 뉴 올리온스에 있는 사립, 툴레인대학에 입학했으나 어깨 부상으로 야구를 그만 둔 외야수 출신이다. 이후 금융 관리를 전공하고 졸업 후 5년간은 투자회사와 캐피털사의 분석가로 일했다. 그리고 2004년 탬파베이에 합류해 선수 육성 관리 부분을 맡았다. 선수 발굴과 트레이드에 탁월한 능력을 인정 받은 프리드먼은 2005시즌 후 겨우 28세의 나이에 탬파베이의 단장이 됐다.
그리고 2008년 아메리칸리그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하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비록 필라델피아에 1승4패로 졌지만 당시 탬파베이의 총 연봉은 30개 구단 중 29위였다. 현재 메이저리그에 유행하고 있는 것이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최초로 시도한 팀이 탬파베이고 이 작전은 프리드먼 단장과 9년을 함께 한 조 매든 감독의 공동 작품이었다. 몸값이 비싼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전통의 강호, 명문 팀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 냈다.
LA 다저스구단이 성적 부진의 책임 소재를 가리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단행한 단장 경질과 앤드류 프리드먼 영입은 당시 한국프로야구의 현실과 큰 차이를 보여줬다.
2014 페넌트레이스가 끝나고 성적이 나쁜 감독들 가운데 두산 송일수 감독, 롯데 김시진 감독은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잘렸다. 두산 구단은 47세의 포수 출신 김태형감독을 선임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태형감독은 SK 배터리코치로 있었다.
계약 기간이 만료된 구단은 SK와 한화, KIA로 이만수 감독과 김응룡감독은 재계약에 실패했다. 그런데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은 모두 감독들이 떠안고 팀을 떠났다. 계약 기간이 만료된 감독은 그렇다고 해도 프런트 가운데 책임을 진 단장 사장은 없다.
LA 다저스 구단은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을 영입해 취임 기자회견을 10월16일 할 예정이었다. 그러다 18일로 연기했다. 그 이유는 ‘포스트 시즌 경기가 펼쳐지는 날 탈락 팀은 관심을 끄는 행사를 하지 않는다는 메이저리그의 전통적 예의’ 때문이었다. 2007년 보스턴-콜로라도 로키스의 월드시리즈 경기 중 뉴욕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자유 계약을 선언해 야구팬들로부터 남의 잔치에 찬 물을 끼얹는 무례한 행동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엄중 경고까지 받기도 했다.
그런데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2014시즌 LG와 NC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중 KIA 선동렬감독 재계약 발표가 있었다. 두산은 송일수 감독을 경질하고 김태형 감독을 선임한 뒤 감독 취임 기자 회견을 LG와 NC의 2차전이 열린 22일 경기 2시간 30분 전인 오후 4시에 해 비난을 받았다.
LA 다저스 구단의 경우 감독은 데이브 로버츠이다. 그런데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건재하다. 2020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만들어냈다. 김태형감독은 두산에 건재하다. 처음으로 중하위권에 처진 것이 변화라면 큰 변화이다.[이상 2014년 칼럼 중]
[2012년 12월 류현진의 LA 다저스에 입단 때 함께한 네드 콜레티 단장(왼쪽)과 매직 존슨 구단주(오른쪽). 사진=AFPBBNews]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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