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지금은 가족이 더 중요하다."
SSG 베테랑타자 추신수의 미국행 번복 해프닝에 사연이 있었다. 추신수는 28일 인천 KIA전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낸 뒤 대주자 한유섬으로 교체됐다. 아내 하원미씨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아이들을 돌볼 사람이 마땅치 않았다. 그러자 추신수가 미국으로 가기로 했다.
하루라도 빨리 미국에 가기 위해선 코로나19 검사부터 빨리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추신수는 하씨의 만류에 미국행을 포기했다. 코로나19 검사도 받지 않고 SSG에 다시 합류했고, 29일 인천 KIA전에 정상 출전했다.
사실 추신수가 미국행 결정을 즉흥적으로 내린 건 아니었다. SSG와 김원형 감독의 말을 종합하면 추신수는 2~3일 전부터(지난 주중 수원 원정 때부터) 아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알고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러나 추신수는 곧바로 구단이나 김 감독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가족과 팀 모두 소중한데, 나름대로 고민의 시간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29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어제(28일) 아내에게 갑자기 연락을 받은 건 아니었다. 2~3일 전부터 전화를 받고 코로나19 증세가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몸이 많이 좋지 않았다며 걱정을 하더라"고 했다.
김 감독은 28일 인천 KIA전 직전에서야 이런 사실을 파악했다. 곧바로 추신수와 면담을 가졌다. 김 감독은 "수원에서는 말을 안 했는데 너무 걱정되니 말을 했던 것이다. 신수에게 지금은 팀보다 가족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신수도 이 말을 듣고 마음의 결정을 했던 것 같다. 심리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추신수는 그런 김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구단과 동료들에게도 감동 받았다고 털어놨다. 29일 인천 KIA전 직후 "미국이었다면 당장 달려갔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정서에선 가족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니더라도 팀도 고려해야 한다. 되게 고민했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먼저 가보라고 하셨다. 구단도 30분만에 비행기 표를 알아봐주셨다. 팀이 힘든데 선수 한 명을 보내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선수들도 많이 걱정했다. 다들 가야 한다고 했다. 3시간의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정말 감사했다. 감동 받았다"라고 했다.
또 하나. 이 과정에서 돋보인 건 남편과 SSG를 향한 하씨의 배려다. 김 감독과 추신수에 따르면 최근 하씨의 몸 상태는 조금 나아졌다. 자녀들을 돌보는 이슈도 해결했다. 추신수는 "(큰 아들)무빈이가 동생들을 데려다주는 등 수고를 해줘야 할 것 같다. 미안한 마음도 있다"라고 했다. 여기에 후반기 들어 좋지 않은 팀 사정, SSG에서 추신수가 차지하는 영향력 등을 충분히 감안했다.
하씨는 추신수에게 "미국에 오지 말고 팀에 남아 야구를 해라"고 했다. 추신수는 "아내가 굉장히 화를 냈다. 잘 이겨낼 수 있다고 하더라. 아내도 미국에서 우리 경기를 항상 챙겨 본다. 팀도 안 좋고 나도 타격 컨디션이 안 좋은데 미국에 다녀오면 다시 컨디션을 올리기 힘든 걸 알고 있더라"고 했다.
결국 아내의 얘기를 듣고 다시 마음을 정리했다. 추신수는 "내 마음이 편하려면 (미국으로)가는 게 맞는데 내가 가서 와이프가 받는 부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팀과 감독님, 선수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직장인데 가족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했다.
그렇게 추신수는 가족과 아내, 팀의 지지와 사랑을 다시 한번 느꼈다. 29일 KIA전서 모처럼 홈런을 가동하며 팀에도 보답했다.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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