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노래들, 꼭 순서대로 들어주세요"
밴드 넬이 영화 같은 신보와 함께 돌아왔다.
최근 넬의 정규 9집 '모멘츠 인 비트윈(Moments in between)' 발매 기념 온라인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멤버들은 데뷔 20년 차 다운 여유로운 자세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었다.
넬은 이번 앨범에 대해 "저희 앨범으로서는 드문, 어쩌면 처음일 앨범"이라고 표현하며 "한 가지 일련의 과정을 순서대로 나열한 앨범이다. 마치 영화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예전부터 막연하게 이런 앨범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은 했었다"면서도 "그런데 요즘은 싱글 시장이지 않나. 앨범 하나를 천천히, 온전히 듣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앨범을 내지 않으면 더 못할 것 같더라. 부담도 있지만, 원하는 걸 했을 때 결과물로부터 오는 성취감과 보람이 더 크다고 생각해 과감하게 도전했다"고 털어놨다.
올해 안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는 각오로 임했다는 넬. 멤버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음악 시장에 회의적이지만, 나쁘다는 건 아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게 빨리 변하는 시대다"라고 말하며 "한 시간을 온전히 음악 듣는 것에 투자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거 안다. 하지만 빡빡한 세상 속 잠시나마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앨범이 되길 바란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그동안의 저희 앨범이 옴니버스라면, 이건 장편 영화에요"
넬은 이번 앨범을 한 단어로 표현해달라는 요청에 잠시 고민하더니 "영화, 혹은 소설"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처음과 끝이라는 타임라인을 가진 앨범이다. 1번 트랙부터 10번까지 가사를 생각하며 쭉 들으시면 '한 편의 이야기를 봤구나' 생각하실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1번부터 10번까지 쭉'이라는 말이 와닿는 가운데, 넬은 "꼭 순서대로 들어봐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 하나의 스토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발표했던 다른 앨범도 메인 테마가 있었지만, 그게 옴니버스 형태라고 한다면 이번 앨범은 장편 영화다"라고 이해하기 쉬운 비유를 들었다.
더블 타이틀곡을 정한 이유도 언급했다. '모멘츠 인 비트윈'의 타이틀곡은 '유희'와 '위로(危路)'다. 특히 '위로'는 곡 재생 길이가 무려 6분 30초로 화제를 모았다.
먼저 '유희'에 대해 넬은 "여러분들이 좋아해주실만한 곡이다.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이기도 하다"라며 "이 곡은 저희가 여태까지 해왔던 것 중에 가장 만족도가 높은 곡이다. 무엇보다 공연장에서 다같이 즐길 수 있는 곡"이라고 기대를 높였다.
이어 "'위로'는 일반적으로 타이틀곡 선정에서 제외될 법한 곡"이라고 반전 대답을 남겨 궁금증을 낳았다. 넬은 "곡 길이가 6분 30초다. 사실 타이틀곡이 아닌 수록곡은 많이 알려지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수록곡도 타이틀곡보다 쏟는 에너지나 작업량이 더하면 더했지 못 하진 않다. 이 곡은 도저히 밀려나게 못 두겠더라"라고 곡에 대한 애정을 자랑했다.
'위로(危路)'는 1막에서는 아름다움을, 2막에서는 그 아름다움이 안고 있는 위태로움을 표현한 노래다. 넬 특유의 몽환적인 보컬과 따뜻한 밴드 사운드 위로 쌓여가며 고조되는 스트링과 브라스, 타악기의 편곡이 돋보인다. 프로그래밍 사운드와 리얼 악기의 밸런스가 완벽한 '유희'는 팝과 록을 절묘하게 넘나들어 넬 음악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코로나19로 공연이 침체되고 있는 시기 속 넬은 오는 10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콘서트 '넬스 시즌 2021 '모멘츠 인 비트윈'(NELL'S SEASON 2021 'Moments in between')을 앞두고 있다. 방역 수칙을 위해 다소 조용히 진행된다는 해당 공연. 넬은 "이번 신곡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곡들에 어울리는 조명과 무대 연출을 고민 중이다. 원래 공연장은 시끄러운 곳인데, 지금은 특별한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온전히 무대와 음악에 집중할 시간이 되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모멘츠 인 비트윈'에는 더블 타이틀곡을 포함해 '크래시(Crash)', '파랑 주의보', '돈트 세이 유 러브 미(Don't say you love me)', '돈트 허리 업(Don't hurry up)', '듀엣(Duet)', '말해줘요', '정야', '소버(Sober)'까지 총 10곡이 수록될 예정이다.
'모멘츠 인 비트윈'은 2일 오후 6시 발매된다.
[사진 =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오윤주 기자 sop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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