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올 추석 전 세대 관객에게 웃음과 힐링을 선사할 웰메이드 휴먼 드라마가 온다.
1일 오전 영화 '기적' 기자간담회가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행사에는 배우 박정민, 이성민, 임윤아, 이수경과 이장훈 감독이 참석했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1988년 역명부터 대합실, 승강장까지 마을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 대한민국 최초 민자역 양원역을 모티브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새롭게 창조했다.
이 감독은 "양원역 빼고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인물은 허구"라며 "유머와 감동, 실화와 판타지, 인물간의 밸런스를 어떻게 맞출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영화는 준경의 이야기고 관객의 입장에서 준경에게 감정 이입하기 위해 집중했다. 준경의 감정을 어떻게 따라가야 영화가 재밌게 느껴질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매 작품 흠잡을 곳 없는 캐릭터 소화력으로 변신을 거듭해온 박정민이 4차원 수학 천재 준경으로 변신했다. 준경은 언제 기차가 올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에도 다른 길이 없어 철로로 오갈 수밖에 없는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기차역을 세우는 게 유일한 목표다.
박정민은 "시나리오를 보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 고민을 하고 한 번 더 읽었는데도 눈물이 나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작품 선택 계기를 전했다.
10대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박정민은 "과연 고등학생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실제 고등학생을 모집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라며 "다시는 고등학생 역할을 하지 않겠다"라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이에 이 감독은 "박정민이 시나리오를 거절하러 왔었다. 시나리오는 좋은데 나이 부담감이 컸다더라. 내가 시킨 거지 박정민은 안 하려고 했다"고 수습했다.
박정민은 임윤아를 언급하고는 "촬영 현장에 적응하는 데 큰 역할을 해줬다. 평소 굉장히 팬이다. 팬 여러분은 알 거다. 소녀시대의 팬이었다. 꿈 같았고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성민은 무뚝뚝한 원칙주의 기관사인 준경의 아버지 태윤을 연기했다. 마을을 떠나지 않고 기차역 타령만 해대는 아들 준경이 그저 답답하기만 한 인물. 이성민은 무뚝뚝한 표정 속에서도 매 순간 감정 변화를 디테일하게 표현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어떠한 역할을 주셨어도 했을 것"이라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이성민은 "선택했다기보다 주어진 축복 같은 캐릭터를 잘 연기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양원역의 실제 배경이 되는 경북 봉화 출신인 이성민은 "배우가 되고 난 이후 사투리로 연기할 기회를 꿈꿔왔는데 현실로 다가와서 운명처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돌이켰다.
'기적'은 코로나19 여파로 한 차례 개봉을 연기한 뒤 추석을 앞두고 극장가를 찾게 됐다. 이성민은 "극장에서 영화를 개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안도가 된다. 극장에 찾아와서 영화에 많은 사랑을 주시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임윤아는 사연을 꾹꾹 눌러쓴 편지를 청와대에 부치고, 대통령을 직접 만나 부탁하기 위해 대통령배 수학 경시대회에 도전하는 준경의 비범한 재능을 한눈에 알아채고 적극적으로 이끄는 친구 라희 역을 맡았다. 특유의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에 통통 튀는 80년대 레트로 스타일을 완벽 소화해냈다.
임윤아는 "시나리오가 마음을 울렸다. 시나리오를 읽고 확신이 들었다. 함께 참여하면 좋겠다는 의미가 가장 컸다.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라며 "라희는 굉장히 사랑스럽고 순수하고 당차다.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짚었다.
박정민과의 호흡에 대해선 "처음 만났을 때부터 친근하게 대해주셨다. 편하게 촬영했다. 영화 초반에 준경과 라희의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호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티키타카가 좋았다"고 말했다.
첫 사투리 연기에 나선 임윤아는 "영주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이 살기도 했는데 그때 들었던 사투리가 영화에 나온 사투리였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운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라며 "부담이 컸다. 녹음과 대본 체크를 받아서 사투리를 익히는 데 도움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준경의 친구 같은 지원군이자 누나인 보경은 이수경이 호연으로 완성했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준경이 고민하거나 어려움에 빠질 때마다 결정적 도움과 해결책을 일러주는 든든한 누나 보경. 이수경은 장난스레 티격태격하면서도 동생의 꿈을 곁에서 응원하고 지켜봐 주는 성숙한 인물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오디션을 거쳐 보경을 만나게 됐다는 이수경은 "눈물이 잘 나오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감독님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안 나오는 눈물을 짜내려고 노력했다. 그만큼 하고 싶었던 역할이었다. 보경으로서 그동안 해온 캐릭터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수경은 "막내여서 동생이 있어본 적이 없다. 동생이 있었다면 이렇게 해줬을 거로 생각하며 연기했다. 오빠와 친하게 지내면서 남매 사이에 칠 수 있는 장난을 애드리브로 섞어보기도 했다.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라고 박정민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기적'은 추석 안성맞춤이다. 정성을 쏟았다. 마음껏 즐겨주길 바란다"라고도 말했다.
영화 '기적'은 오는 15일 개봉한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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