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이 잉글랜드-헝가리 경기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사건에 대해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고 현지시간 3일 밝혔다.
문제의 경기는 현지시간 지난 2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푸슈카시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I조 4차전이었다. 결과는 원정팀인 잉글랜드의 4-0 완승이었다.
분위기는 경기 시작 전부터 험악했다. 잉글랜드 선수들이 흑인 인권 운동인 BLM(Black Lives Matter) 운동과 뜻을 같이 한다는 의미로 ‘한쪽 무릎 꿇기’를 하자 헝가리 팬석에선 야유가 터져 나왔다.
헝가리 선수들과 코치진 등은 팬들을 향해 야유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무시당했다.
이윽고 맨체스터 시티의 라힘 스털링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주드 벨링엄 등 잉글랜드 대표팀 소속 흑인 선수들을 향한 조롱도 이어졌다.
경기장엔 컵과 쓰레기는 물론 화염병까지 날아들었다.
헝가리 팬들의 관람 태도가 문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유로 2020 당시에도 헝가리 팬들은 같은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은 헝가리에 대해 세 경기 무관중 진행 징계를 내렸다.
당시 헝가리 관중들은 경기장에 성 소수자 혐오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무릎 꿇기’ 제스처를 하지 말라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경기장을 향해 행진을 벌인 팬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피파 월드컵 예선전은 UEFA 징계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잉글랜드 선수들은 또다시 헝가리 팬들의 야유와 마주해야 했다.
이번 경기가 열린 푸슈카시 아레나는 6만7000명 관중을 수용하는 대형 시설이다.
경기 직후 잉글랜드는 “헝가리 팬들의 행동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잉글랜드 주장 해리 케인 역시 “이번 사건은 보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관계 당국이 엄중히 다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 축구협회(FA)도 성명을 냈다. FA는 “우리 선수들에 대한 차별적 언행들을 보고받게 돼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집단적인 결의를 바탕으로 선수들과 스태프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 AFPBBNews]
유주정 통신원 yuzuju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