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큰 의미는 없었다."
SSG는 4일 고척 키움전 완패로 3연승을 마감했다. 그래도 후반기 초반 7연패를 당하는 등 최악의 투타 언밸런스에서 바닥을 쳤다. 외국인투수들의 분전, 국내 타자들의 홈런 생산 등 SSG만의 컬러를 어느 정도 회복했다.
그런데 3연승을 달성한 3일 인천 두산전이 흥미로웠다. 에이스 윌머 폰트가 8이닝 동안 108개의 공으로 1실점한 뒤 교체됐다. 그런데 3-1로 앞선 9회초에 등판한 투수가 마무리 서진용이 아닌 좌완 셋업맨 김택형이었다.
김택형은 장지훈과 함께 필승계투조의 핵심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김상수, 이태양. 김태훈의 뒤를 받치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부터 역할이 바뀌었다. 디테일하게 보면, 장지훈이 여전히 중요한 흐름에 상황을 가리지 않고 나선다면 김택형은 7~8회, 타이트한 상황을 책임지는 메인 셋업맨이다.
그런 김택형이 급기야 마무리 서진용 대신 마운드에 올랐던 것이다. 결과도 좋았다. 1이닝 동안 볼넷 하나를 내줬다. 그러나 삼진 1개를 잡으며 무실점, 세이브를 챙겼다. 올 시즌 39경기서 4승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2.86. 최근 10경기서는 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08.
김원형 감독은 김택형을 마무리로 쓰면서 서진용에겐 이렇다 할 통보를 하지 않았다. 사실 서진용은 마무리로 안정감 있는 모습은 아니다. 41경기서 4승4패9세이브 평균자책점 4.50. 8월24일 대구 삼성전서는 ⅔이닝 4피안타 2볼넷 4실점으로 흔들리기도 했다. 올 시즌 블론세이브도 5개.
김 감독은 4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큰 의미는 없었다. 어제는 택형이가 그동안 불펜에서 제일 좋은 모습을 보여서 등판시켰다. 진용이에겐 살짝 미안했지만, 따로 게임 전에 얘기는 하지 않았다. 경기 흐름을 볼 때 택형이가 나가야 된다는 느낌이었다. 택형이가 잘 마무리했다"라고 했다.
즉, 그동안 김택형의 페이스가 좋아 세이브 상황서 김택형을 썼다는 뜻이다. 일단 SSG 관계자에 따르면 서진용이 아픈 건 아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김 감독이 마무리 조상우를 경기흐름상 가장 중요한 첫 순간에 사용하기로 한 키움 홍원기 감독과 불펜 운용을 흡사하게 할 것이라는 의미일까.
실제 현재 키움 마무리 김태훈은 형식상의 마무리다. 조상우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가장 깊다. 2년 전 포스트시즌서 성공했던 방식이다. 꼭 잡아야 할 경기서 경기중반에 흐름을 내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현실 인식이다. SSG도 마무리 서진용을 중반에 가장 중요한 상황서 쓰고, 김택형에게 형식상 마무리를 맡기려는 의미일까.
그건 아닌 듯하다. 김 감독은 "9회가 좋지 않으면 팀 분위기가 다운될 수 있다"라고 했다. 마무리투수를 9회에 써야 한다는 지론은 확고해 보인다. 그렇다면 김 감독이 마무리 교체 가능성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SSG는 올해 가을야구 복귀가 1차 목표다. 9~10월 순위다툼서 살아남기 위해 효율적인 불펜 운용은 상당히 중요하다. 단, 김 감독은 공식적으로 서진용과 김택형의 보직 변경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결국 좀 더 경기를 지켜보며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다시 서진용이 마무리로 나설 수도 있다. SSG는 4일 키움전서 일찌감치 크게 뒤지면서 필승계투조를 가동할 일이 없었다.
[김택형(위), 서진용(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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