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게 주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SSG 외국인투수 샘 가빌리오는 그동안 냉정하게 볼 때 존재감이 없었다. 6경기서 1승3패 평균자책점 6.82. 2일 인천 두산전서 7이닝 3피안타 5탈삼진 3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 및 첫 퀄리티스타트를 신고했다.
사실 8월27일 수원 KT전도 5이닝 4피안타 8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괜찮았다. KT전을 기점으로 두 경기 연속 좋은 투구로 바닥을 찍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보통의 외국인 1~2선발에 비하면 임팩트가 떨어진다. 그러나 최근 두 경기서 긍정적인 신호도 보였다.
그동안 가빌리오의 문제점은 바깥쪽 일변도의 승부였다. 140km 초반의 평범한 투구 스피드에 홈 플레이트의 절반을 사실상 포기하니 좋은 결과가 나올 리 없었다. 가빌리오는 도쿄올림픽 휴식기에 투수코치, 포수들과 피드백을 주고 받았다.
8월19일 인천 NC전서 4이닝 9피안타(2피홈런) 8탈삼진 7실점으로 또 무너졌다. 적지 않은 삼진을 잡았지만 피안타가 많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가빌리오는 올림픽 휴식기 전과 후에 투심, 슬라이더를 위주로 커브와 스플리터를 섞는 기존 패턴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구속도 투심 최고 140~141km 정도였다. 여전히 커맨드가 일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빌리오는 최근 몸쪽 승부의 진짜 의미를 간파했다. 김원형 감독은 "전반기에 비해 기술적으로 달라진 건 없다. 투구 패턴이 너무 한 쪽으로 몰리면 안 된다, 몸쪽 구사가 안 된다고 하니 그게(몸쪽) 주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 듯하다"라고 했다.
김 감독이 가빌리오에게 적극적인 몸쪽 승부를 주문한 건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상대 타자의 특성, 경기 상황을 무시하고 몸쪽 위주로 투구하라고 지시한 건 아니었다. 바깥쪽 일변도의 투구에 우려를 표한 것이었을 뿐, 바깥쪽 승부를 하지 않길 바라는 건 절대 아니다. 투수에게 바깥쪽 보더라인을 파고드는 공은 여전히 최고의 무기 중 하나다.
김 감독은 "NC전서 3회 스리런홈런을 맞았는데, 초구에 몸쪽을 구사하다 맞았다. 볼배합에 대해 얘기는 안 하려고 하는데 홈런은 맞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볼배합이었다. (볼배합이)다른 방향이었다면 그 경기도 5~6회 2~3실점 정도 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결국 최근 두 경기서 몸쪽과 바깥쪽 승부를 유연하게 하면서 좋은 결과를 냈고, 반등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여기에 포수들에게 가빌리오가 원하는 볼배합으로 가자고 조언하기도 했다. 김 감독이 평소부터 강조하는 대목. 김 감독은 "포수들과 지난주 KT전부터 투수 위주의 볼배합으로 가자고 얘기했다. 가빌리오에게도 자신이 원하는 공을 던지게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가빌리오는 투심의 제구가 중요하다. 김 감독은 "140km 초반의 투심이 낮게 들어가야 타자가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볼 끝의 움직임이 좋으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투수"라고 했다.
[가빌리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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