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 2016년 시카고 컵스에 120만 달러를 받고 입단할 때만 해도 꽃길만 걸을 줄 알았다. 186cm 88kg의 거구였고 왼손잡이었다. 최희섭(전 시카고 커브스)과 거의 비슷한 체구에 왼손 거포였기에 메이저리그 기회가 빨리 찾아 올 것만 같았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속절없이 5년의 시간이 흘렸다.
장충고 출신 권광민 이야기이다. 그는 이후 마이너리그에서 전전한 후 호주리그에 잠시 뛰었다. 그리고 마이너리그서 쫓겨난 후 간 곳은 군이었다. 그것도 현역 복무.
현역을 마쳤지만 그를 받아주는 팀은 없었다. 그래서 문을 두들긴 곳은 독립리그였다. 그리고 지난 달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야구인생 마지막 도전이라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다.
하늘도 감복했을까. 권광민이 드디어 KBO리그 유니폼을 입게 됐다.
권광민이 13일 오후 2시 서울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언택트 방식으로 열린 2022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화 이글스의 부름을 받았다. 그의 야구유전 5년인생이 마침표를 찍었다.
권광민은 장충고 시절 5툴 플레이어로 주목 받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러나 마이너리그에선 뚜렷한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2018년 겨울 호주로 건너갔다. 2018~19시즌부터 호주프로야구 제7구단으로 가세한 질롱 코리아에서 뛰었다.
권광민은 "수비를 보완해야 하고, 변화구 대처 역시 보완해야 한다. 살도 빼야 한다“고 했지만 시즌 최종 성적이 2할1푼대(130타수 28안타)에 거친 그를 부르는 곳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권광민은 결국 2019년 3월 18일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에서도 방출됐다. 마이너리그 하이 싱글A까지 올라갔지만 3년 통산 타율은 2할1푼2리에 그쳤다.
졸지에 실업자가 됐고 결국 그가 택한 것은 군이었다. 18개월간의 현역 복무를 마치고 지난 해 말 전역한 권광민은 군 전역 후 새로 창단한 독립리그 팀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에 합류했다.
2020년 11월 창단한 하이애나는 한화 투수 송진우가 감독을 맡고 있는 팀. 송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KBO리그 10개 구단의 콜을 기다렸지만 이마저도 그를 외면했다.
권광민은 마지막으로 KBO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이미 군문제를 해결했고 동시에 ‘해외파 2년 국내 무대 복기 금지’라는 규정도 벗어난 장점이 있었다.
지난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트라이아웃에서 권광민은 프로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군문제를 해결했는데 나이는 24살 밖에 되지 않기에 많은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다.
결국 13일 KBO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됐다. 좀처럼 보기 힘든 '야구유전' 권광민이 KBO리그에 안착할 수 있을까. 그의 도전은 또 다시 시작이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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