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가수 겸 뮤지컬배우 정유지가 자신의 연예계 생활을 돌아봤다.
2012년, 걸그룹으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딘 정유지는 2017년까지 걸그룹으로 활동하다 지금은 뮤지컬 배우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걸그룹 활동으로 큰 빛을 보진 못했지만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은 그의 가장 강한 무기, 다름 아닌 ‘목소리’일 것이다.
‘노래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힘이 되고 가수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정유지. 누군가의 노래로 자신도 위로받아 봤기에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 싶어 앞으로도 열심히 노래할 생각이라고. 그 누구보다 단단한 내면을 가진 것 같은 그. 최근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공연을 마친 소감을 묻자 “오디션 합격 후 정말 부담돼 잠도 잘 못 자고 밥도 잘 못 먹었다. 목이 약한 편인데 노래를 많이 해야 해서 공연하는 동안 목에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면서 공연했다. 내 모든 걸 쏟아부은 것 같다. 후련하다”며 답했다.
평소 자기 관리에 철저해 보이는 그. 방법을 묻자 “우선 공연을 할 땐 잠을 잘 자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물도 하루에 4L~5L를 꼭 마셨다. 잠도 8~9시간은 꼭 자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난 운동을 해야 목이 풀리는 편이라 기상 후 밥을 먹고 나서 공연장에 가기 전에 운동하고 갔다. 이 루틴을 꼭 지켰던 것 같다. 그리고 한의원에 가서 체질 진단을 받은 뒤 체질식을 했다. 먹는 것에도 많이 신경 썼다”며 자기 관리 방법을 밝혔다.
정말 노래를 잘하는 그. 가수를 꿈꾸게 된 계기를 묻자 “노래하는 걸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긴 했다. 근데 가수가 꿈은 아니었다. 어릴 때 노래를 한 번 들으면 바로 외워서 따라 불렀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시더라. 고등학교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했는데 그땐 대학 진학이 목표지 않나. 공부로 대학을 가긴 힘들 것 같아서 남들에게 잘한다고 들었던 노래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근데 가수가 꿈은 아니었고 보컬 트레이너를 꿈꿨다. 고등학생 때 우연히 JYP 엔터테인먼트 오디션 기회가 있었는데 응시할 생각은 없었다. 친구에게 등 떠밀려 보게 됐는데 합격해서 연습생 생활을 하게 됐다. 정말 재밌더라. 연습생 쇼케이스 무대에도 섰는데 그때 무대의 맛을 알아서 가수를 꿈꾸게 됐다. 솔로 가수가 아닌 걸그룹 데뷔를 택한 이유는 노래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다양한 걸 해보고 싶어서 선택했다”고 답했다.
지금은 가수보단 뮤지컬 배우로 조금 더 활발하게 활동 중인 그. 가수와의 차이점은 있는지 묻자 “난 노래할 때 멜로디, 노래의 분위기에 따라 노래하는 편이다. 근데 뮤지컬 배우는 그러면 안 된다. 반주가 비장하거나 밝아도 가사가 슬플 수 있다. 절대 노래를 따라가면 안 되고 가사에 집중해야 한다. 뮤지컬 노래의 가사는 대사다. 연기와 대사에 집중해 온전히 관객에게 전달해야 한다. 처음엔 정말 어려웠는데 지금은 조금 감을 잡은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가수 시절, 비주얼과 노래 실력 모두를 가졌지만 생각만큼 크게 성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댓글이 많았다. “’완벽하데 못 뜬다’라는 댓글 많이 봤다. 나를 완벽하게 봐줘 감사하지만 때론 희망 고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둬야 하는데 이런 댓글 때문에 내가 미련을 못 버리나 싶기도 했다. ‘못 뜨는 덴 이유가 있다’라는 댓글도 본 적 있다. ‘내가 정말 별론가?’ 싶어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고 속상하더라. 그래도 난 하는 데까진 해보려 한다. 27살쯤 가수를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나이도 많고 이뤄놓은 성과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정말 어렸다.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날 보면 어리다고 생각할 것 같다. 그래서 후회 없이 해보려고 한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드림걸즈’, ‘노트르담 드 파리’, ‘마리 앙투아네트’, ‘안나 카레리나’ 등 다양한 뮤지컬에서 열연한 정유지에게 기억에 남는 역할을 묻자 “’마리 앙투아네트’의 ‘마그리드’역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와 닮은 면이 많다. 표면적으로 보면 열등감, 자격지심, 피해 의식 등이 많아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역할이다. 계속 분석하고 연구했는데 내면으로는 내가 싫어하는 나의 여러 부분을 닮아있더라. 이 역할로 무대에 서며 내 안의 부정적 감정이 많이 해소됐고 사람을 보는 시야도 넓어졌다. 정말 감사하고 잊을 수 없는 역할이다”라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 = bnt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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