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곰탈 여우' 두산 김태형 감독의 마운드 운용이 또 적중했다. 이번엔 홍건희 카드가 적중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7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1-1 동점이던 2회말 시작과 함께 선발투수 김민규를 내리고 이영하를 투입했다. 김민규가 1회를 1실점으로 막았으나 살짝 불안한 측면도 있었다.
김 감독은 9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승부수였다. 영하가 무너지면 어려워지는 것이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그날 이영하에게 무려 4이닝-66구 투구를 지시했다. 4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1⅔이닝을 투구한 상황.
하지만, 눈 앞의 경기를 내주면 시즌을 마감하는 두산으로선 별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영하를 통해 경기 중반에 흐름을 잡길 기대했고, 김 감독의 판단은 적중했다. 이영하는 4이닝 2피안타 4탈삼진 4사사구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그 사이 두산 타선이 폭발하며 대승했다.
김 감독의 냉정한 승부수는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또 통했다. 경기 전 "원준이로 최대한 오래 갈 것이다"라고 했다. 2차전 선발 곽빈마저 허리가 좋지 않기 때문에 불펜을 최대한 아낄 필요가 있었다.
단, 김 감독은 "상황에 따라 불펜을 기용할 것이다"라고 했다. 최원준은 포스트시즌 들어 짧은 휴식 탓에 확실히 구위가 정상적이지 않았다. 그래도 5회 1사까지 잘 끌고 갔다. 5회 강민호에게 사구를 기록하며 1사 만루를 허용하자 홍건희 카드를 꺼냈다.
홍건희는 풀카운트서 두산 출신 오재일을 149km 패스트볼로 2루수 병살타로 처리, 위기를 넘겼다. 이후 6회에는 유격수 박계범의 포구 실책 등으로 또 다시 1사 만루 위기. 그러나 박해민을 1루 땅볼, 김지찬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둘 다 패스트볼로 위기를 벗어났다. 여세를 몰아 7회에는 삼자범퇴.
두산은 8회 1점을 추가하며 4-2, 2점 리드를 잡았다. 8회말 1사 2,3루 위기서 강판했고, 이현승이 내야땅볼로 승계주자를 허용했으나 1점 리드는 계속됐다. 3이닝 3피안타 2탈삼진 1사사구 1실점 역투한 홍건희 승부수가 통했다. 투구수는 무려 52개. 이후 두산은 9회 오승환을 무너뜨리며 완승했다.
홍건희는 7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2이닝을 투구한 뒤 단 하루 쉬고 마운드에 올랐다. 홍건희의 역투가 두산을 새 역사로 이끌기 직전이다. 이제 두산은 한 판만 더 이기면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다.
[홍건희. 사진 = 대구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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